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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17일 올해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을 점검하면서 발표한 ‘근원물가 변동요인 점검 및 시사점’ 분석 보고서에서 “향후 국내 경기의 완만한 회복과 이로 인한 물가측 상방 압력이 예상되지만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상 경기가 좋아지면 근원물가도 오르는 정(+)의 관계를 보이지만,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잠재GDP를 밑도는 마이너스(-)GDP갭 국면에서는 그 관계가 약하며 통계적 유의성도 낮다는 설명이다. 경기가 회복세이나 활황이라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수요측 요인이 물가 상승을 자극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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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조사국은 “경기 회복의 초기로 성장세가 완만한 현재와 같은 경제상황에서는 경기측 물가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 “특히 최근과 같이 경기 회복이 반도체 수출 등 정보기술(IT) 부문에 집중된 경우에는 경기의 물가영향이 더욱 제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03년 IT 혁명기, 2016년 클라우드서버 도입기 등과 같이 반도체 수출 급증이 우리 경제 성장을 주도한 시기를 따로 떼어 분석한 결과 경기와 근원물가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제유가와 임금, 원·달러 환율 등의 공급측 물가 상승 압력도 제한적이라는 게 한은측 판단이다. 국제유가는 상당 기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임금은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고환율은 비근원 품목에 주로 영향을 줄 것이란 이유에서다.
조사국은 “국제유가는 주요 산유국의 공급 확대로 당분간 낮아지는 흐름을 지속하면서 물가의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이후 세계경기 회복과 함께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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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500원에 근접한 환율의 물가 영향에 대해서는 “환율 상승은 석유류, 가공식품 등 비근원상품에 대한 파급이 상대적으로 크며, 서비스 등 근원품목에 대한 영향은 비교적 작다”면서 “근원품목에 대해서는 간접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영향이 나타나는 데에 시차도 더욱 길 수 있다”고 봤다.
한편, 한은은 최근 서비스를 중심으로 근원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민간소비 개선 등 수요측 요인보단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누적된 비용 상승과 같은 공급측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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