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생중계 업무보고 과정에서 불거진 ‘책갈피 외화 반출’ 논란과 관련해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직접 겨냥하며 “업무보고는 정치적 논쟁의 자리가 아닌 행정의 영역”이라고 강하게 선을 그었다.
17일 이 대통령은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지식재산처 업무보고에서 12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당시 있었던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의 논란을 다시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는 행정을 집행하는 지휘체계 속에서 서로 보고하고 보완하는 자리”라며 “여기가 정치적 논쟁을 하는 자리냐”고 반문했다. 이어 “수없이 강조해도 정치에 물이 많이 든 사람들이 있다”며 “여기에서 한 말과 밖에 가서 하는 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논란의 발단이 된 외화 불법 반출 문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소관 기관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정확히 말하면 관세청이 하는 일인데, 관세청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1만 달러 이상 외화 검색 업무를 위탁했다”며 “공항공사 사장은 처음에는 자기 일이라고 했다가 세관이 하는 일이라고 하고, 나중에는 계속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생중계 업무보고로 인해 이른바 ‘책갈피 달러 반출’ 범죄 수법이 대중에 알려졌다는 이 사장의 주장도 정면 반박했다. 그는 “몇 년도에 어디에서 보도됐고, 1만 달러 이상 반출하다 적발됐다는 보도자료도 이미 다 나와 있다”며 “옛날부터 있던 일인데 뭘 새로 가르치느냐”고 말했다. 이어 “‘사랑과 전쟁’이 바람피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냐는 댓글도 있더라”고 언급했다.
또 “우리 국민들은 집단지성을 통해 다 보고 있다”며 “업무보고 자리를 공개하는 이유도 그것이고, 우리도 여기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의 책임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그는 “모르는 게 당연한 일일 수는 있지만 권장되거나 훌륭한 것은 아니다”라며 “책임만큼 권한이 생기는데, 권한은 행사하고 명예는 누리면서 책임을 지지 않으면 도둑놈 심보”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부분은 언제든 서면으로 설명할 정도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2일 국토교통부 및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이 사장에게 ‘책갈피 외화 반출’의 검색 가능성을 물었고, 명확한 답변이 나오지 않자 공개 질책했다. 이후 이 사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통령의 발언이 범죄 수법을 공개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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