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일 셧다운’ 여파에 美 고용 악화···고용 10만5000건 감소·실업률 4.6%

▲ 지난 10월 27일(현지 시간) 미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연방 셧다운으로 영향받은 연방 직원 가정과 저소득층 식품 보조 프로그램(SNAP) 수혜자들에게 우유를 나눠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역대 최장인 43일간 이어진 여파로 미국 고용 지표가 뚜렷하게 악화한 가운데, 고용 회복력 저하와 함께 소비 둔화 조짐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고용 불안과 고물가 부담이 겹치면서 미국 경제 전반의 체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 10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0만5000건 감소했다. 이는 연방정부 셧다운 기간 중 15만명 이상에 달하는 연방 공무원이 급여 명단에서 제외된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로이터통신(Reuters)은 이들 퇴직자가 대부분 9월 말 기준으로 정부 급여 명단에서 빠졌다고 보도했다.

정부 부문 고용은 10월에만 16만2000명 급감했으며, 11월에도 추가로 6000명 줄었다. 노동부는 셧다운 여파로 통계 수집과 분석이 지연되면서 10월과 11월 고용 지표를 이날 한꺼번에 발표했다.

11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6만4000건 증가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4만5000건)를 웃돌았지만, 9월 이후 고용 증가 흐름이 급격히 둔화된 점을 감안하면 뚜렷한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4월 이후 미국 고용은 사실상 정체 국면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다.

고용이 소폭 늘었음에도 노동시장의 체력 약화는 실업률 지표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11월 실업률은 4.6%로, 2021년 9월 이후 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9월(4.4%)과 시장 예상치(4.5%)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구직을 포기했거나 경제적 이유로 시간제 일자리를 찾는 이들까지 포함한 포괄적 실업률은 8.7%로, 2021년 8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임금 상승세도 둔화됐다.

11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3.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10월의 상승률(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7%)보다 낮은 수준으로, 전년 대비 임금 상승률은 2021년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이 같은 흐름은 기업들의 채용 태도 변화에서도 확인된다. 미 노동부가 별도로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10월 채용 건수는 514만9000건으로 전월(536만7000건)보다 줄었고, 고용률도 3.2%로 낮아졌다. 반면 해고 건수는 185만4000건으로 늘어 2023년 초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헤더 롱 네이비 페더럴 크레딧 유니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사실상 고용 불황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최근 6개월간 고용 증가는 10만명 수준에 그쳤고, 이마저도 의료 분야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고용 불안은 소비 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미 상무부 산하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10월 소매판매는 7326억달러로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면서 블룸버그 전망치(0.1%)를 밑돌았다. 9월 소매판매 증가율도 기존 0.2%에서 0.1%로 하향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