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 할담비' 지병수 씨, 뒤늦게 별세 소식 알려져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2019년 KBS 1TV ‘전국노래자랑’에서 가수 손담비 씨의 노래 ‘미쳤어’를 부른 ‘할담비’ 지병수 씨의 별세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2019년 3월 KBS 전국노래자랑 종로구 편에 출연한 故 지병수 씨 (사진=KBS HUMAN : 뭉클티비 유튜브 영상 캡처)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 씨는 지난 10월 30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2세.

전북 김제에서 만석꾼의 11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고인은 전주신흥고를 졸업하고 한양대 무역학과를 중퇴했다. 형이 운영하는 건설회사에 다니다 서울 명동에 양품점을 연 고인은 이후 신촌에서 술집을 운영하다 전통무용을 배워 일본으로 공연하러 가는 무용팀에 뽑힌 적도 있다.

3번의 사기와 잘못된 보증으로 재산을 날린 뒤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야 했던 그는 결혼하지 않고 양아들 2명을 키웠다. 옷을 좋아해서 방 3개짜리 서울 종로구 숭인동 반지하 월세방에 양복 30벌, 셔츠 50벌, 구두가 100켤레가 가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3월 24일 방영된 ‘전국노래자랑’ 종로구 편에 출연한 그는 자신을 “종로의 멋쟁이”라고 소개한 뒤 모두의 예상을 깨고 ‘미쳤어’를 부르며 예사롭지 않은 춤을 춰 인기상을 받았다. 그로 인해 ‘할아버지 손담비’를 줄인 ‘할담비’라는 애칭을 얻었다.

이후 KBS 2TV ‘연예가중계’에 출연했고,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롯데홈쇼핑 모델로 발탁됐고, tvN ‘유퀴즈 온더 블럭’에 이어 KBS 1TV 인간극장 ‘할담비는 미쳤어’에 출연했다.

‘전국노래자랑’에서 알게 된 송동호 승진완구 대표가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2019년 10월에는 ‘일어나세요’라는 신곡도 냈다.

2020년에는 ‘할담비, 인생 정말 모르는 거야’라는 책을 내고 야구 경기 시구에도 나섰다.

장례는 무연고로 치러졌지만, 송 대표와 양아들이 상주 역할을 했다. 11월15일 발인을 거쳐 벽제 시립묘지 납골당에 안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