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송진현] 현대가(家) 3세로 지난 10월 HD현대그룹 회장에 취임한 정기선 회장(42)은 ‘소통’을 강조해온 CEO다.
HD한국조선해양 대표와 HD현대 부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임직원들과의 소통에 많은 공을 들인 것이다.
정 회장은 재벌 총수의 권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로도 정평이 나있다.
정 회장이 취임한 지난 17일로 되돌아가 보자. 이날 오전 취임식을 마친 정 회장은 점심에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HD현대 글로벌 R&D센터 내 구내식당을 찾았다. 정 회장은 다른 임직원들과 똑같이 줄을 서서 식기에 국수 등을 받고 식당 한켠에 자리했다. 그는 직원들의 인사에 미소로 답하며 점심식사를 하는 동안 격의 없이 어울렸다. 직원들이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휴지를 두기도 했다.
식사 중 한 직원이 정 회장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려고 하자 그는 직접 직원의 휴대폰을 들고 셀카에 응했다.
또다른 예. 이달 5일 판교 글로벌 R&D 센터에선 김장 나눔봉사 행사가 진행되었다. HD현대그룹 임직원과 그들의 부모님, 배우자, 자녀 등 총 32명이 참가한 이벤트였다. 이들은 이날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이미영 셰프로부터 '고구마 김치' 레시피와 김장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김치를 담갔다.
그런데 행사가 끝날 무렵 정기선 회장이 쟁반에 수육을 들고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광경이었다. 정 회장은 이날 김장 나눔봉사 임직원 및 가족들을 격려하며 특유의 소통경영을 이어갔다. HD현대는 임직원들이 마련한 김장김치를 포함해 총 7000kg의 김치를 전국 아동생활시설과 성남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했다.
이 같은 소통경영 사례는 지난 수년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정 회장의 소통경영은 매우 바람직한 리더십으로 평가된다. AI 및 4차산업 혁명시대를 맞아 전통적인 수직적 조직문화로는 기업의 생존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이다. 임직원 상하간 원활한 소통이 보장되는 수평적 조직문화 속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가 쉽고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기업의 생존 및 발전이 담보된다고 했다.
특히 AI를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시장과 기술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기에 상의하달식 의사결정으로는 변화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MZ세대(1980~200년대 초반 출생)가 우리나라 기업들의 핵심으로 자리잡으면서 소통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문화에 강한 MZ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공정하고 명확한 보상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맡은 업무의 목표와 배경, 그리고 책임범위 등이 명확한 것을 기대한다. 기업 고위 임원진이 이들 MZ세대와의 투명한 소통을 통해 이들의 업무 몰입도를 높여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는 이유다.
이런 관점에서 정기선 회장이 평소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해온 것은 시대의 흐름을 꿰뚫는 리더십이라고 볼 수 있다.
정기선 회장의 소통경영과 함께 세계 1위 조선소인 HD현대중공업의 제2 전성기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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