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워치] 한은·연준 차기 사령탑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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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워치] 한은·연준 차기 사령탑의 과제

연합뉴스 2025-12-17 06:00: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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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선임기자 = 지난 2017년 1월 45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는 그해 11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발표에서 "파월은 내가 확고하게 믿고 있는 통화·재정 정책의 합의도출형 리더"라고 말했다. 파월은 경제학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연준 이사로 재직하면서 통화정책에 참여해온 데다,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시장 친화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평가됐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원하는 저금리 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듬해 연준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자 "연준이 나의 최대 위협'이라며 통화정책에 노골적인 압력과 개입을 개시했다. 파월 의장은 정권교체 후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도 재신임을 받아 연임했지만, 트럼프 2기 임기 시작 후 또다시 금리를 내리라는 압박에 시달렸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바보', '멍청이' 등 욕설에 가까운 비난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버텼고 내년 5월 두 번째 임기를 마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에 협조할 '확실한 자기 사람'을 차기 연준 의장으로 심을 가능성이 크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등이 거론되지만, '말 안 듣는' 파월에 당한 경험이 있는 트럼프로서는 '누가 더 말을 잘 들을 것인가'를 고심하고 있을 것이다. 중앙은행은 모두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금과옥조로 여기며 금리 결정에 정치의 개입을 차단하려 하지만, 결국 연준 의장 임명권은 트럼프 손에 있기 때문에 말을 잘 들을 만한 새 의장을 연준에 내리꽂는 걸 막을 방법은 없다.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로이터=연합뉴스]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로이터=연합뉴스]

시장에선 관세로 인해 물가가 급등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새 의장이 적기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벌써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개입과 압박을 막아내면서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상충된 목표를 달성할 조화로운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는 인물이 많진 않기 때문이다.

미국 연준뿐 아니라 한국은행의 이창용 총재도 내년 4월에 임기가 끝난다. 한은도 과거 독립성 쟁취를 위해 가두 투쟁까지 나섰던 경험이 있고 한은법 3조도 한은의 중립성을 규정하고 있지만, 결국 한은 총재와 부총재, 그리고 나머지 5명의 금융통화위원 모두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과거와 달리 최근엔 정치권과 정부에서도 한은과 통화신용정책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확립됐지만 결국 어떤 인물들이 한은의 통화정책을 주도할지는 대통령의 의지에 달린 문제다.

환영사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환영사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통화정책의 과제: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과 정책수단'을 주제로 열린 2025년 한국은행 통화정책 콘퍼런스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5.12.15 seephoto@yna.co.kr

앞으로 한국 경제는 인구 구조 변화와 구조개혁 지연 등으로 저성장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고 급격히 떨어진 원화 가치도 반등할 기미가 없다. 이젠 전 세계 금융시장이 시차도 없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초(超)연결의 시대여서 해외 악재가 실시간으로 우리 금융시장을 흔든다. 재정적자와 부채, 관세 및 무역전쟁, AI 혁명과 거품론 등 시장과 경제를 들썩이게 할 초대형 이슈와 난제들이 산적하다.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금리를 결정할 때면 매번 경기 부진과 부동산시장 불안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는 딜레마 상황에 갇혀 고민해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도 한은과 통화정책의 독립성은 지키면서 정부 재정정책과의 조화를 통해 험난한 경제 격변의 시기를 헤쳐 나가야 할 과제가 차기 총재의 어깨에 있다. 차기 한은 총재가 되려는 잠재적 후보들은 줄을 서겠지만, 이 모든 과제를 생각하면 한국은행 총재는 갈수록 '극한 직업'이 돼가는 듯하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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