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거품인가' ··· 구글 검색 역사상 최고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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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거품인가' ··· 구글 검색 역사상 최고 기록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2-17 05:3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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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인공지능은 거품인가 혁명인가?

 최근 전 세계 주식시장은 마치 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무한한 잠재력에 대한 열광적인 기대가, 막대한 투자 대비 실제 수익을 얼마나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냉혹한 현실론과 충돌하면서다. 이러한 경계심은 'AI 회의론' 또는 'AI 거품론'으로 불리며 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증시는 충격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인공지능 고평가 논란의 재확산 영향으로 한국 증시에서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2조 8천억 원이 넘는 대규모 매물을 쏟아냈다. AI 관련주의 낙폭이 두드러져,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가 하루 만에 8%가량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17조 원가량 증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일본 증시에서도 단기 과열 경계심으로 인해 '피지컬 AI' 관련주인 화낙을 비롯한 주요 기술주들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구글 검색 트렌드에서 '주식시장이 거품인가'라는 문구가 역사상 가장 높은 검색량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했음을 방증했다.

회의론의 구조적 근원: 투자수익률의 불확실성

AI 회의론은 세 가지 핵심적인 펀더멘털 리스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장기 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압력 심화

AI 관련 기술주는 대개 먼 미래의 혁신과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높은 현재 가치를 인정받는다. 문제는 거시 경제 환경이 이들 기업의 밸류에이션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장기 금리 하락이 두드러지지 않고 오히려 상승하는 이례적 현상이 포착됐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금리는 새로운 통화 정책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지만, 장기 금리는 재정 확대, 부채 증가, 인플레이션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 현금 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할인율이 장기 금리 상승으로 인해 높아지면, 성장주에 대한 기대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구조적 압력으로 작용한다. 현재 금리 흐름이 바뀌지 않는다면, 이미 가격 부담이 발생하고 있는 AI 업종은 시장의 선제적 조정 압력에 가장 민감하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1,000억 달러 투자와 '수익화 격차' (GenAI Divide)

AI 회의론의 가장 강력한 근거는 막대한 자본적 지출(CapEx) 투자 대비 투자수익률(ROI)의 불확실성이다. 2025년 미국에서만 AI 민간투자가 1,000억 달러 (약 142조 5천억 원)를 넘어섰는데, 이는 5년 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그러나 투자와 실제 성과 간의 격차는 냉정한 통계로 드러난다. 복수의 연구 결과는 AI 투자 기업 중 95%가 의미 있는 ROI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ROI를 달성하는 AI 프로젝트는 25%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를 흔히 '생성형 AI 격차(GenAI Divide)'라고 부른다.

글로벌 펀드매니저들 역시 이러한 ROI 입증의 압박을 주시한다. 블루웨일 성장펀드의 스티븐 유 매니저는 "기업들이 AI에 막대한 투자를 하지만, 그만큼의 수익성과 마진 개선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하며,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구독 서비스가 기존 오피스 365 대비 추가 이익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이제 AI 기술 자체의 잠재력보다 세일즈포스의 사례처럼 명확하게 투자 수익률이 증명된 기업에만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투자 수익률 지표 부족과 경쟁 심화로 주가가 하락했던 어도비의 사례는 시장의 새로운 요구 사항을 명확히 보여준다.

인프라 병목 현상과 규제 리스크

막대한 컴퓨팅 파워를 요구하는 AI 모델의 확장은 데이터 센터와 전력 공급의 병목 현상이라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힌다. 막대한 CapEx 투자가 이루어져도, 전력, 데이터 품질, 기술 인력 부족 등의 인프라 문제는 장기적인 투자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데이터센터 확장 속도를 가속화하고 부채를 늘리는 데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어플라이드 디지털(Applied Digital)의 주가 급락으로 이어지는 등, AI 인프라 가치 평가에 대한 경계심이 재점화되고 있다.

닷컴 버블의 유령: 엔비디아와 시스코의 비교 분석

현재의 AI 열풍이 2000년대 초 닷컴 버블과 자주 비교되는 이유는, 소수 기업에 대한 시장 집중도가 극도로 심화되었다는 구조적 유사점 때문이다. 기술의 핵심 인프라 제공자였던 시스코(Cisco)와 현재의 엔비디아(Nvidia)의 비교는 AI 회의론의 핵심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닷컴 버블 당시 시스코는 네트워크 하드웨어의 핵심 공급자였고, 엔비디아는 AI 시대를 이끄는 GPU의 핵심 공급자다. 회의론자들은 고객사들이 인프라를 과잉 구축(Overbuilt)했다는 사실을 깨닫자 시스코의 수요가 급격히 둔화되어 시가총액이 80% 폭락했던 전철을 엔비디아가 밟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엔비디아가 예상하는 2028년까지 1조 달러 (약 1,425조 원) 규모의 데이터 센터 CapEx 지출이 고객사의 투자 자본 수익률(ROIC) 입증 없이 이루어진다면, CapEx 오버사이클이 발생할 위험은 상존한다.

그러나 현재 시장은 닷컴 버블과 몇 가지 결정적인 차이점을 가진다.

첫째, 시장 주도 세력의 펀더멘털이 다르다. 닷컴 버블은 주로 실적 없이 벤처 캐피탈(VC)의 투자에 의존하던 신생 기업들이 주도했지만 , 현재의 AI 열풍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AI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초대형 기술 기업(Big Tech)들이 이끈다.

둘째,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닷컴 버블 당시 시스코의 주가수익비율(P/E)은 정점에서 200배를 초과했지만 , 엔비디아의 P/E는 약 50배 수준이고, 선행 P/E는 30배대에 머물고 있다. 월가 전략가들은 기술 기업의 강력한 실적이 현재의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같은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의 극단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셋째, 엔비디아의 구조적 방어력이다. 시스코가 하드웨어 표준화에 취약했던 반면, 엔비디아는 CUDA와 같은 독점적인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통해 고객들을 자사 하드웨어에 강력하게 락인(Lock-in)하며 구조적 해자(Moat)를 구축했다. 이는 단순 하드웨어 공급업체였던 시스코보다 훨씬 강력한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 인프라에서 애플리케이션으로

AI 회의론의 확산은 글로벌 투자 트렌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시장은 단순히 'AI에 투자하는' 것에서 벗어나 'AI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에 자본을 집중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Infra-to-App' 로테이션 가속화

생성형 AI 투자가 초기 인프라 구축 단계를 넘어서면서 , 투자자들의 관심은 AI 혁신의 수혜를 '어떻게 수익화할 것인가'로 이동했다. 이는 투자 포커스가 인프라 구축 기업(칩, 하드웨어)에서 활용 및 수익화 기업(소프트웨어, 서비스)으로 전환되는 '인프라-투-앱(Infra-to-App)' 전략적 전환을 의미한다.

제프리스 분석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분야는 2026년에 더 균형 잡힌 구도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널리스트들은 멀티플 확장이 AI 주도 수익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거나 성장 지속성이 명확한 기업들을 선별적으로 선호하며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단순한 AI 테마를 넘어 명확한 사용 사례와 정량적 성과를 입증하는 기업으로 자본 이동이 가속화될 것이다.

위험 헤지 수단으로서 신흥 시장의 부상

AI 거품 논란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펀드들은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줄이고 위험을 헤지할 수 있는 대체 투자처를 모색했다. 이 과정에서 인도 증시가 핵심 투자처로 부상했다.

인도는 낮은 AI 관련 거래 상관도와 견고한 소비 기반 성장 구조를 갖추고 있어, AI 기술주 중심의 글로벌 증시에서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제공하는 매력을 지닌다. 인도의 성장률은 8%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증시 상승세가 은행, 소비재, 서비스업 등 내수 중심으로 주도된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라지 싱 매니저는 "AI 거래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 자금이 인도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인도가 감세, 노동법 개혁 등 구조적 성장 요인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펀드들이 AI 투자 사이클의 고점을 의식하고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면서, AI 상관도가 낮은 신흥 시장이 상대적인 초과 성과(Outperformance)를 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신중한 낙관주의와 모니터링해야 할 지표

현재의 시장 조정은 AI 혁신의 종말이 아니라, 과열된 모멘텀에 대한 시장의 건강한 자기 조정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기업 이익 성장에 힘입어 2026년 S&P 500 지수가 각각 7600과 7800선에 도달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제시했듯이 , AI 기반 생산성 향상이 기업 이익과 주가를 밀어 올리는 장기적인 흐름은 유효하다.

 다만,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고평가 기술주 쏠림 위험에 대해 경계하며, 금리 인하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중소형주 및 가치주를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AI 회의론으로 대형 기술주가 조정받는 상황은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평균치 이하로 떨어진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분야의 중형 동종 기업들에게 인수합병(M&A) 잠재력 덕분에 전략적 기회를 제공한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투자자들은 다음의 선행 지표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첫째,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분기별 CapEx 집행 계획과 AI 사업 부문의 총 마진 추이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둘째, 기업들이 AI 투자수익률(ROI)을 명확히 공시하고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등 정량적 성과를 입증하는 수준을 평가해야 한다. 셋째, 미국 장기 금리가 하향 안정화 추이를 보이는지, 그리고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축소되는지 여부를 지속해서 관찰해야 한다. AI는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며, 현재의 조정은 펀더멘털이 강화된 기업을 선별적으로 담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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