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 브로스 남아공대표팀 감독은 최근 지각 합류한 수비수 음보카지를 향해 수위 높은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사진출처│남아공축구협회 홈페이지
위고 브로스 남아프리카공화국 감독(벨기에)이 수비수 음베케젤리 음보카지(시카고 파이어)와 그의 에이전트 바시아 마이클스에게 사과했다.
미국 매체 ESPN은 17일(한국시간) “브로스 감독이 자신의 경솔한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그저 음보카지의 무리한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이적에 대해 걱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항간에서 지적하는 인종차별과 성차별적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고 덧붙였다.
브로스 감독은 21일부터 모로코에서 열릴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대비하고자 10일 남아공 프리토리아의 투크스 하이 퍼포먼스 센터에서 남아공대표팀을 소집했다. 그러나 음보카지가 비행기를 놓쳐 대표팀에 지각 합류하자 강하게 질책했다.
당시 브로스 감독은 “음보카지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에서 최고의 팀이 아닌 곳에서 뛴다. 소속팀에선 2군 신세인데 지각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또 “음보카지와 면담을 해야할 것 같다. 그는 지금은 흑인이지만 나와 면담을 하고나면 백인이 될 것”이라는 충격적 발언을 했다.
음보카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마이클스를 향해선 “축구를 좀 안다고 생각하는 작은 여자지만 이 일로 돈을 얼마나 벌진 의문이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브로스 감독의 폭탄 발언 파장은 컸다. 이 발언이 보도되자 남아공 정당 통합민주운동협의회는 남아공 인권위원회에 ‘공식석상에서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 발언을 했다’고 신고했다. 이에 남아공축구협회는 “통역 과정에서 말이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브로스 감독에게 등을 돌렸다.
결국 브로스 감독이 여론 진화에 나섰다. ESPN에 따르면 그는 가나와 친선경기를 앞두고 “내 단어 선택은 옳지 않았다. 인정한다. 그러나 나는 인종차별적이거나 성차별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 그런 사상을 옹호하지도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저 음보카지의 MLS 이적이 너무 성급했고, 그의 주변엔 그를 이용하려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걱정했을 뿐이다”고 얘기했다.
해당 발언의 파장으로 자신의 아내, 자녀, 손자들 역시 고통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그동안 알제리, 카메룬 등 아프리카 다른 나라에서도 지도자 생활을 한 자신이 어떻게 인종차별주의자냐며 해명을 이어갔다.
브로스 감독은 “나를 좋은 감독, 나쁜 감독 등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부르는 건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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