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방송인 풍자가 지난 2023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역사적인 여자 신인상을 받은 뒤 오랜 친구와 결별한 사연을 털어놓았습니다. 성소수자 방송인으로는 최초로 지상파 시상식 신인상을 거머쥔 영광의 순간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아픈 상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6일 유튜브 채널 '칼빌런'에 출연한 풍자는 '친구 빌런' 특집에서 10년 넘게 이어온 우정에 종지부를 찍은 사연을 공개했습니다. 풍자는 "2년 전 제가 MBC 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을 때의 일"이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당시 방송가의 최대 관심사는 남자 신인상 부문이었습니다. 김대호 아나운서와 유튜버 출신 덱스 중 누가 트로피를 가져갈지를 두고 업계와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상황이었죠. 풍자는 "그해 이슈 중 하나가 남자 신인상을 덱스와 김대호 중 누가 받느냐였다"며 "여자 신인상을 누가 받는지는 뒷전인 상황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습니다.
수상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오랜 친구들이 모여 밥을 먹던 중 예상치 못한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한 친구가 "진짜 고생 많았다. 신인상까지 받고 너무 축하해"라고 말했지만, 바로 다음 순간 충격적인 한마디가 이어졌습니다. "언니가 문제가 아니라 김대호냐 덱스냐가 더 중요한 거 아니냐"는 말이었습니다.
풍자는 "다들 그걸 기다리고 있었다더라. 너무 서운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습니다. 지상파 시상식에서 성소수자로는 처음으로 상을 받은 역사적 순간이었음에도, 그 의미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감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풍자는 "그 친구가 옛날부터 이상하게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가시가 있는 친구였다"며 "내가 좋은 날에 밥을 사줘도 '이건 나도 해먹겠다'라고 하는 친구였다"고 과거 일화를 떠올렸습니다. 결국 풍자는 "그날 이후로 연락을 안 한다. 진짜 오래된 친구였는데 그날 10년 넘게 참던 게 터졌다"고 손절 결심을 밝혔습니다.
풍자는 2023년 12월 29일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여자 신인상을 받으며 눈물을 쏟았습니다. 당시 그는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설움이 있을까 배제당할까 걱정하시는 아빠에게 이렇게 사랑받고 있고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울먹이며 소감을 전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성소수자 방송인으로서 편견과 싸우며 방송계에서 입지를 다져온 풍자는 MBC '전지적 참견시점', '세치혀' 등에서 활약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2000년 홍석천의 커밍아웃 이후 약 23년 만에 이뤄진 성소수자의 지상파 시상식 수상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했습니다.
최근 풍자는 25kg 감량에 성공하며 확 달라진 비주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10일에는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제33회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 시상식에도 참석해 슬림해진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공복 시간을 길게 가져가고 꾸준한 운동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송인으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풍자이지만, 가까운 친구와의 절교라는 씁쓸한 경험을 고백하며 성공의 이면에 있는 외로움과 상처를 드러냈습니다. 앞으로도 방송인으로서 더욱 성장해 나갈 풍자의 행보에 많은 이들이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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