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들의 눈부신 활약을 들여다보면, 홀로 거머쥔 영광 만큼 빛나는 환상의 짝꿍들이 있습니다. 혼자서는 완성할 수 없었던 명장면들은 서로를 믿고 움직였기에 가능했던 결정적인 한 수가 되죠. 올해 한국 스포츠를 빛낸 ‘듀오’들도 막강합니다. 코트와 필드, 링크 위에서 완벽한 타이밍으로 주고받은 패스와 호흡,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눈빛은 감동적 드라마를 보는 것 같기도 해요. 두 사람의 시너지로 국제 무대에 깊은 인상을 남기고 한국의 이름을 떨친 스포츠 듀오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탁구 신유빈-임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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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임종훈
2022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과 2024년 파리 올림픽 당시 연일 스포츠 뉴스 헤드라인에 올랐던 탁구 선수를 기억하실 겁니다. 바로 ‘삐약이’라는 별명처럼 귀여운 외모와 상반되는 괴물 같은 실력으로 최연소 탁구 국가대표, 국내 랭킹 부동의 1위, 세계 랭킹 12위에 랭크된 신유빈 선수죠. 플레이가 영리하고 정상급의 서브 능력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스타 플레이어지만, 파트너와 함께 있을 때 그의 진면목이 드러납니다. 신유빈의 짝꿍은 왼손잡이 셰이크핸더 선수 ‘스파이더맨’ 임종훈입니다. 그 역시 단식 세계 30위지만, 두 사람이 혼합 복식으로 설 때는 세계 랭킹 2위까지 올라갑니다. 오른손잡이 신유빈이 정교한 백핸드로 상대 허를 찔러 찬스를 만들면, 결정력이 뛰어난 왼손잡이 임종훈이 강력하고 예측 불가능한 드라이브로 마무리 하는 것이 이들의 주된 득점 패턴이죠.
신유빈-임종훈
탁구 세계 무대에 있어서 중국은 그간 ‘만리장성’이라는 별명처럼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으로 자리하고 있었어요. 한국 탁구는 무려 21년 동안 결승에서 중국을 만나면 패배의 쓴맛을 보고 말았죠. 그러나 올해 12월 열린 WTT(월드테이블테니스) 파이널스 혼합 복식 결승에서 신유빈-임종훈 듀오가 중국의 왕추진-쑤잉사 조를 3대 0으로 완벽히 제압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냈습니다. 특히 앞선 준결승에서는 혼합 복식 세계 1위인 중국의 린스둥-콰이만을 3대 1로 꺾으며 ‘중국 킬러’의 면모를 보였죠. 아직 21살에 불과한 신유빈 선수와 여전히 현역인 28살 임종훈 듀오. 둘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되는군요.
배드민턴 김원호-서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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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호-서승재
이번에는 세계 랭킹 1위 듀오입니다. 배드민턴 복식의 김원호와 서승재 선수인데요. 이번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파이널 갈라 디너에서 올해의 남자 복식조로 선정되며 시즌의 정점을 찍었죠. 이들은 성적에 있어서도 슈퍼 1000과 슈퍼 750급 주요 월드투어에서 연속 우승과 결승 진출을 반복하며 실력을 증명했어요. 거기다 빠른 전환과 안정적인 수비, 콤비네이선의 완성도까지 확보하며 연맹의 높은 점수를 따냈습니다. BWF에 따르면 단기 폭발력이나 경기 성적 뿐 아닌 한 해 전체를 관통하는 성과를 통해 남자 복식의 기준점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고요. 김원호 선수가 네트 앞과 수비에서 균형을 잡고 서승재가 후위에서 강력한 스매시와 전개를 책임지는 확실한 구조로 경기 흐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게 이들의 특징입니다. 사실 오랜 기간 세계 무대에서 한국 복식은 경쟁력을 유지해왔어요. 올해는 두 선수가 다시 한 번 한국 배드민턴의 저력을 증명한 한 해가 되었네요.
축구 조규성-이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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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이한범
2010년대만 해도 해외 축구, 그중에서도 수준 높은 유럽 축구 무대에서 한국인을 찾아보기란 힘들었습니다. 유럽 리그 진출의 길을 닦은 박지성 선수의 별명이 해외 축구의 아버지, ‘해버지’인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최근 10년 동안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선수 등 한국에도 내로라하는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많아졌지만, 한국 선수들이 한 팀에서 듀오로 활약하는 장면은 보기 드뭅니다. 그 귀한 한국인 듀오가 덴마크 수페르리가에 있습니다. ‘Super Korean Duo’라는 별명으로 그라운드를 휩쓸고 있는 미트윌란의 조규성-이한범 선수입니다. 조규성은 센터 포워드로, 이한범은 최후방 센터백으로 각각 미트윌란의 최전방과 최후방을 담당하고 있죠. 이 두 선수는 미트윌란의 핵심 전력으로 불릴 만큼 풀타임 경기를 소화하거나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요. 지난 5일 덴마크컵 8강 1차전에서는 이한범이 먼저 선제골을 어시스트하고 조규성이 환상적인 헤딩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나란히 공격 포인트를 올리기도 했어요. 두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미트윌란은 현재 리그 내 2위를 기록하며 1위를 바짝 뒤쫓고 있는데요. 두 선수 덕분에 이번 2026년 북중미 월드컵도 마음이 든든해지네요.
조규성-이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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