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무감사위가 친한계(親한동훈)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내부 비판'을 이유로 중징계 요청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은 16일 오후 브리핑에서 "김 전 최고위원을 당헌당규 및 윤리규칙 위반 혐의로 윤리위에 회부하기로 했다"며 "징계 수위는 '당원권 정지 2년'으로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의 징계 사유는, 12.3 비상계엄 및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들어선 장동혁 지도부와 극우성향 당원들을 비판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징계요청 사유에 대해 "김 전 최고위원은 2025년 9~10월 사이 다수 언론매체에 출연해 당을 극단적 체제에 비유 했다.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고, 국민의힘을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며 "당원에 대한 모욕적 표현을 했다. 당원을 '망상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람들', '망상에 빠진 사람들'로 정신질환자에 비유했다"고 했다.
또 "종교차별적 발언을 했다. (통일교도 입당 의혹에 대해)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한 사람들' 등 특정 종교를 비하했다"는 것과 "당 대표에 대한 인격 모독을 했다. 장동혁 대표에 대해 '간신히 당선됐다', '영혼을 판 것', '줄타기', '양다리' 등 모욕적 표현을 했다"는 것을 징계요청 사유로 들었다.
정치인의 정견을 담은 언론 인터뷰상 발언을 정당 공식기구가 무려 징계요청 사유로 꼽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이 위원장은 '뭐가 문제냐'는 태도로 일관했다.
당원권 정지 2년이라는 중징계 수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과연 당에 잔류하는 게 마땅한가' 하는 말씀도 있었다"고 제명 또는 탈당권유 의견이 나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장예찬 신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한동훈 전 대표를 고름에 비유했는데 그건 징계요청 사유가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 위원장은 "그런 얘기가 있었는지 잘 모른다"고 했다.
심지어 "이 분(김 전 최고위원)이 어떤 말씀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해당행위를 한 것도 있지만 소극적으로 침묵을 지키며 해당행위를 한 것도 있다. 예컨대 앵커가 '장동혁 대표가 관세 협상과 재정준칙에 대해 여야정 대화를 하자고 했는데 뉴스에 이 얘기가 너무 안 나온다'고 했을 때 국민의힘을 대표하는 논객이라면 그걸 받아서 얘기해야 하는데, 그 다음에 전혀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은 본인이 관세협상·재정준칙 등 정책분야에 완전히 무지한 사람이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이다. 어떤 경우든 정치적 지도자가 될만한 분이 아니다"라는 주장도 그의 입에서 나왔다.
취재진으로부터 '소극적 침묵도 해당행위라는 것은 이 위원장 개인 생각이냐'는 재질문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 위원장은 재질문 취지를 눈치채지 못한 듯 "(김 전 최고위원 감사결과 서류) '문답서'에 공식적으로 들어갔다"고 답변했다.
한편 당무감사위는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논란 사건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고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다.
이 위원장은 다만 이 문제에 대해서도 '익명게시판에 쓴 글이 징계 사유가 된다면 개인정보 침해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개인정보 보호라는 것은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있을 때 개인정보가 되는 것"이라거나 "당원게시판에는 써서는 안 되는 일종의 기준이 있다", "그 정도 수준은 써서는 안 되는 것이고 그것을 쓴다는 것은 스스로 보호할 만한 개인정보의 이익을 포기했다고 봐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당무감사위가 지난 9일 한 전 대표 가족의 실명을 포함한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한 게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맞다. 이례적이다"라고 인정하면서도 "굉장히 많은 사실과 다른 얘기들이 떠돌고 있어서, 솔직히 말하면 주류 언론을 이용해 이것이 확대돼서 기정사실화되면 돌이킬 수 없는 국민 여론 왜곡이 되겠다 싶어 부득이하게 사실관계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자신이 전날 블로그에 성경 출애굽기를 인용해 "(사람을) 받는 소는 돌로 쳐죽일 것이고 임자도 죽일 것"이라고 쓴 것이 한 전 대표나 친한계 김 전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 데 대해서는 "그건 제가 개인적으로 창세기부터 출애굽기까지 (성경말씀을) 죽 올린 것"이라며 "그걸 정치적으로 해석하셨나", "그럴 리가 있겠나"라고 해명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민주주의를 돌로 쳐죽일 수는 없다"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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