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D 제작, 넷플릭스 유통…트럼프 긴장 시킨 '세기의 빅딜' 주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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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D 제작, 넷플릭스 유통…트럼프 긴장 시킨 '세기의 빅딜' 주역들

르데스크 2025-12-16 16:56: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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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OTT 플랫폼을 운영하는 넷플릭스의 전통의 영화·미디어 콘텐츠 제작사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이하 WBD) 인수 소식에 글로벌 엔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영화·미디어 콘텐츠 유통 방식이 온라인 플랫폼 쪽으로 완전히 기운 상황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유통 플랫폼 소유 기업이 영화·미디어 콘텐츠 제작 역량까지 갖춘다는 점에서 역사상 유례없는 콘텐츠 제국이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덕분에 이번 빅딜을 성사시킨 주역들의 면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사상 유례없는 콘텐츠 제국을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뛰어난 선구안과 전략, 협상 능력을 모두 갖춘 인재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미국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까지 이번 빅딜로 인한 파급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을 보여 그들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중적 인기를 먹고 사는 정치권력 입장에선 막강한 대중적 파급력을 지닌 콘텐츠 제국의 등장은 또 다른 견제 세력의 등장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

 

OTT 플랫폼 최강자 넷플릭스, 102년 역사 WBD 인수 추진…빅딜 성사 주역은 '그림자 팀'

 

글로벌 콘텐츠 업계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5일 WBD를 720억달러(원화 약 106조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WBD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배트맨 등 '슈퍼 IP(지적재산권)'와 CNN·디스커버리의 뉴스·다큐멘터리 채널을 보유한 102년 역사의 영화·미디어 콘텐츠기업이다. 다만 CNN·디스커버리 등 WBD가 보유한 방송 채널은 현재 기업분할 작업 중으로 이번 인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WBD가 보유한 IP가 넷플릭스로 이전되고 해당 IP를 활용한 영화 콘텐츠 제작과 독점 유통이 가능해져 디즈니 플러스, 애플 티비 플러스 등 경쟁사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30년 간 이어져온 세계 영화 산업의 중심축이 극장에서 OTT 플랫폼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추세라는 점에서 제작·유통을 동시에 거머쥔 콘텐츠 제국의 등장을 예고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 넷플릭스와 WBD 로고. [사진=연합뉴스]

 

미국 IB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빅딜을 이끌어낸 주체는 6명으로 구성된 이른바 '그림자 팀'이며 이들은 넷플릭스 내부에서도 비밀리에 움직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팀의 가장 중심에는 '스펜서 노이먼'(Spencer Neumann) 넷플릭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자리하고 있다. 그는 사모펀드 기업 프로비던스 에퀴티 파트너스과 서밋 파트너스, 디즈니 파크 앤드 리조트, 액티비전 블리자드 등을 거친 금융·엔터 분야의 재무 전문가다.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MBA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이번 빅딜 성사 이전에도 2019년 넷플릭스 CFO로 선임된 이후부터 줄곧 넷플릭스의 M&A 업무를 주도해 왔다. ▲영화 어벤져스 시각특수효과(VFX)를 담당한 글로벌 제작사 스캔라인(Scanline) VFX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 등의 판권을 보유한 로알드달스토리컴퍼니(RDSC) ▲ 게임 '옥센프리' 제작사 나이트스쿨스튜디오 ▲호주의 대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애니멀 로직' ▲핀란드 게임 개발사 '넥스트 게임즈' 등의 인수가 모두 그의 손에서 이뤄졌다.

 

넷플릭스 투자자문 부문 부사장 '스펜서 왕'(Spencer Wang), 최고 법무 책임자 '데이비드 하이먼'(David Hyman) 등은 이번 빅딜의 실무 협상을 주도한 주인공들로 평가된다.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국제 무역학을 전공한 왕 부사장은 넷플릭스에 합류하기 전 JP모건, 크레디트스위스 등 월가에서 근무하며 투자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크레디트스위스의 전무이사로 재직하면서 구글, 아마존, 디즈니 등의 투자 업무를 담당했다. 2015년 넷플릭스 투자자문 담당 부사장으로 발탁된 후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데이비드 하이먼 최고 법무 책임자는 2002년부터 넷플릭스에 몸담아 온 인물로 현재 CEO 비서실장도 겸직하고 있다. 입사 전 미국 온라인 유통업체인 웹밴(Webvan) 고문 변호사로 근무했으며 샌프란시스코 모리슨 앤 포스터, 워싱턴 D.C. 아렌트 폭스 등 유명 로펌에서 오랜 기간 활동했다. 그는 버지니아대학교에서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밟았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M&A의 귀재'로 불리는 '데보라 베르투치'(Devorah Bertucci) 넷플릭스 기업개발팀 부사장도 이번 빅딜에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1년 넷플릭스에 영입되기 직전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M&A팀 임원으로 근무했다. 현재 그가 책임자로 있는 기업개발팀은 회사의 M&A 전략 수립, 잠재적 인수 대상 발굴 및 평가, 거래 구조 설계 등을 담당하는 핵심 부서다. 베르투치는 사우스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영화제작학과를 졸업한 뒤 UC버클리대 로스쿨, MIT 슬론 MBA 등을 거쳤다.

 

넷플릭스의 그림자팀에는 '테드 서랜도스'(Ted Sarandos)와 '그렉 피터스'(Greg Peters) 2명의 최고경영자(CEO)도 포함돼 있다. 고졸 출신인 테드 서랜도스는 애리조나 주의 소매 비디오 매장 관리자로 경력을 시작해 현지 비디오 대여점 체인 비디오시티 부사장을 지내며 상품 기획과 판매 분야에서 두각을 보였다. 2000년 넷플릭스에 합류해 콘텐츠 책임자(CPO)를 거친 뒤 2020년부터 CEO를 맡으며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는 하우스 오브 카드, 기묘한 이야기, 오징어 게임 등 히트작을 통해 넷플릭스를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시킨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다. 대표적인 민주당 지지자로도 알려진 그는 2009년 버락 오마바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운동 모금 행사를 열어 70만달러(원화 약 10억원)를 모금한 바 있다. 예일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그렉 피터스는 현지 디지털 저작권 관리 회사 매크로비전솔루션스 부사장을 거쳐 2008년 넷플릭스에 국제 개발 책임자로 합류했다. 2017년 넷플릭스 콘텐츠 책임자(CPO)를 지낸 뒤 2023년 공동 CEO로 선임됐다. 

 

막강한 여론 장악력 지닌 콘텐츠 공룡 등장에 트럼프 긴장…독점 핑계로 '빅딜 저지' 예고

 

올해 9월 기준 넷플릭스의 최대주주는 세계적인 투자회사 뱅가드그룹(9.09%)이다. 이 밖에 ▲블랙록(8.20%) ▲피델리티(4.98%) 등도 넷플릭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기간 개인 최대주주는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다. 리드 헤이스팅스가 보유한 주식은 2140만5500주(1.25%)로 주식 평가금은 15일(현지시간) 종가(93.77달러) 기준 원화 약 3조원의 규모다. 넷플릭스는 2020년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가 서랜도스 당시 COO를 공동 CEO로 올리면서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2023년 창업 25년만에 CEO직을 내려놨고 지금은 이사회 의장직만 맡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 왼쪽)과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소속 한 멤버. [사진=연합뉴스]

 

넷플릭스의 이번 빅딜은 미국 재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대중적 인기를 먹고 사는 정치권력 입장에선 막강한 대중적 파급력을 지닌 콘텐츠 제국의 등장은 또 다른 견제 세력의 등장이나 다름없는 탓이다.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넷플릭스가 경쟁 세력으로 부상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시도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넷플릭스는 이미 매우 큰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어 WBD까지 인수하면 그 점유율은 더욱 커질 것이다"며 정부 차원의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후 실제로 미 법무부(DOJ)가 해당 빅딜에 대한 반독점 심사를 고려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의 핵심 인물들도 넷플릭스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인연을 이유로 민주당이 막강한 우군을 등에 얻을 것이라는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강경 우파 성향 활동가인 잭 포소비엑은 자신의 SNS에 "모든 것은 오바마 일가가 미디어를 장악하려는 것이다"며 넷플릭스가 2018년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설립한 제작사인 하이어 그라운드와 계약한 사실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공식 측근으로 알려진 극우 활동가 로라 루머는 "트럼프정부가 넷플릭스의 WBD 인수를 막지 않는다면 WBD 산하에 있는 CNN은 '오바마 뉴스 네트워크'로 변모해 미셸 오바마가 미국인들이 얼마나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지에 대해 강의하는 쇼를 방영하게 될 것이다"고 비판했다. 보수 성향 팟캐스트 진행자 베니 존슨도 자신의 SNS에 "넷플릭스를 운영하는 민주당 기부자들이 이제 어린이를 위한 엔터테인먼트를 독점할 것이다"는 글을 개제하는 등 이번 빅딜을 미국 정치 세력 간의 힘겨루기 이슈로 전환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넷플릭스의 WBD 인수 발표는 단순한 기업 합병을 넘어 글로벌 콘텐츠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사건이다"며 "OTT 플랫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M&A는 트럼프 대통령까지 직접 주목할 정도로 미국 사회와 정치권에 큰 여파를 미치고 있다"며 "단순한 기업의 인수합병 이슈를 넘어 정치, 문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역사에 남을 만한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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