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활약했던 감독 브렌던 로저스가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한다.
16일(한국시간) 유럽축구 이적시장 사정에 밝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로저스 감독이 사우디의 알카디시야와 2년 반 계약을 맺었다”라고 전했다.
로저스 감독은 장단점이 뚜렷한 지도자다. 공 점유에 집착하지 않고 빠른 역습도 곧잘 전개하며, 플랜 A가 정착될 경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플랜 B가 없어 위기 대처에 취약한 편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성적이 하락해 한 팀에 오래 머물면 단점이 부각되는 유형이다.
그래도 유럽에서는 나름의 성과를 남겼다. 2010-2011시즌 스완지시티를 PL로 승격시킨 데 이어 2011-2012시즌 자신의 색채를 유지하며 잔류에 성공해 주목받았고, 2012-2013시즌 리버풀에 부임해서는 2013-2014시즌 리그 2위를 만들었다. 이후 리버풀에서 실패를 맛보고 부임한 셀틱에서는 2016-2017시즌 스코틀랜드 리그 무패 우승을 달성한 건 물론 스코티시컵(스코틀랜드 FA컵)과 스코티시 리그컵까지 싹쓸이했고, 그 다음 시즌에도 해당 대회들을 모두 우승했다.
로저스 감독은 2018-2019시즌 도중 레스터시티로 건너갔다. 레스터에서는 2019-2020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 리그 5위를 기록하고, 2020-2021시즌에는 첼시를 꺾고 잉글랜드 FA컵을 우승하는 등 구단 중흥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로저스 감독 개인의 문제와 구단의 방만한 운영이 겹친 2022-2023시즌에는 강등권까지 추락해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로저스 감독이 이적시장 동안 배척하던 레스터의 데이터 분석팀이 모두 구단을 떠났는데, 이는 지금도 레스터가 PL과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을 오가는 팀으로 전락한 계기가 됐다.
셀틱에서 사임한 과정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로저스 감독은 셀틱에 다시 부임해 2023-2024시즌 곧바로 팀에 리그 우승과 함께 스코티시컵을 안겼고, 2024-2025시즌에는 리그 2연패와 스코티시 리그컵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적시장 과정에서 구단 수뇌부와 마찰을 겪은 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와 리그 성적 하락 등이 더해져 로저스 감독은 사임을 선택했다. 관련해 구단 주요 주주 중 한 명인 더못 데스몬드는 이례적인 성명 발표로 로저스 감독의 행태를 비판했다.
로저스 감독은 2개월이 안 되는 기간 동안 짧은 무직 신분을 거친 뒤 알카디시야 감독으로 새 도전에 나선다. 알카디시야는 지난 시즌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로 승격한 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리그 4위로 올라서며 신흥 강호로 발돋움했고, 이번 시즌에도 초반 9경기 5승 2무 2패로 리그 5위에 올라있다. 이탈리아에서 촉망받는 스트라이커였던 마테오 레테기가 이번 시즌 알카디시야 유니폼을 입었고 오타비우, 율리안 바이글, 나초 페르난데스 등도 알카디시야 소속이다. 최근까지는 미첼 곤살레스 감독이 팀을 이끌었는데, 조만간 로저스 감독으로 바뀔 예정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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