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친구목록’ 복구에 3개월…이용자 신뢰 복구는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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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지난 9월 대대적인 업데이트 이후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던 카카오톡이 약 3개월 만에 가장 큰 논란을 불러왔던 친구목록의 복구를 시작했다.

카카오는 지난 9월 23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소셜미디어 형태로 변경하는 대개편을 단행했다. 기존에 목록형으로 제공됐던 친구 탭은 소셜미디어의 피드형으로 바뀌면서 친구들이 공유한 사진들이 전면에 노출됐으며 숏폼 탭을 새롭게 추가해 이용자들이 카카오톡 앱에서 더 오랫동안 머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카카오톡의 과감한 변신은 이용자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소셜미디어에 익숙하지 못한 이용자들에게는 새롭게 바뀐 카카오톡의 사용자 환경(UI/UX) 자체가 낯설고 불편했으며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사람들도 원치 않은 피드 노출에 불쾌감을 토로했다. 숏폼에 대한 불만은 더욱 거셌다. 보호자 동의 없이 미성년자에게 숏폼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문제도 논란이 됐다.

결국 카카오는 대개편 업데이트 6일 만인 지난 9월 29일 친구 탭을 기존의 목록형으로 되돌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마저도 기술적인 이유를 내세워 4분기 내에 진행하겠다고 유예를 두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을 더욱 키웠다. 그리고 4분기가 다 끝나가는 16일부터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친구목록 복구 업데이트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당초 카카오는 15일부터 친구목록 복구 업데이트가 진행될 것이라고 알렸지만 당일 카카오 본사 건물에 대한 테러 예고 글이 올라오면서 전 직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등 내부적으로 혼란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카카오 사옥에서 별 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예정보다 하루 밀린 16일부터 카카오톡 업데이트가 시행됐다.

하지만 카카오톡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애초에 친구 목록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작업에 3개월이나 소요됐다는 점에 의문을 갖는 사용자들이 많다. 지난 10월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우영규 카카오 부사장은 기술적 이유로 이전으로 되돌리는 롤백은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새로운 서비스 버전을 업데이트할 때 이전 버전을 백업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백업한 데이터를 되살리는데 3개월이나 소요될 리 없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카카오톡 개편과 함께 계약한 광고 때문에 롤백을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커져갔다. 카카오 측에서는 사실무근이라며 부정하고 있지만 3개월이라는 시간이 광고 계약 기간이라는 추측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카카오톡 친구목록 복구에 시간이 걸린 기술적 이유로 단순히 UI만 변경한 것이 아니라 아키텍처와 캐시, 노출 우선순위, API 계약 등 데이터 제공 방식을 재설계했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경우 데이터 흐름이나 검색, 권한 관리에 연쇄적 얽혀 있어 이전 버전으로 복구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복구 방식에 대해서도 논란 거리가 남아 있다. 이번 업데이트는 카카오톡을 대개편 이전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친구목록을 기존 형태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다. 원하는 사람들은 지금과 같은 피드 형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숏폼 탭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 이는 카카오톡을 소셜미디어 형태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은 그대로 유지됨을 뜻한다.

결과적으로 카카오톡 대개편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이용자의 불만이 가장 컸던 친구목록만 일단 이전 모습으로 복구하며 급한 불만 끈 것에 불과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대개편을 강행하면서 이용자들의 신뢰를 크게 잃었다. 실제로 대개편 이후 카카오 선물하기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 등 이용자들은 언제든 떠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은 카카오톡 친구목록의 복구를 3개월 동안 기다렸지만 카카오가 이용자의 신뢰를 복구하는 데에는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