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발전협의, 현대LNG해운 해외 매각 반대 성명

[사진=현대LNG해운]

[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부산 지역 시민단체가 현대LNG해운의 해외 매각에 반대하며 정부의 매각 승인 불허를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항발전협의회는 16일 성명을 통해 현대LNG해운 해외 매각은 국가 에너지 안보와 정부의 핵심 에너지 국적선 적취율 제고 정책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정부가 해당 매각을 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발협은 현대LNG해운의 해외 매각이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해양수도 부산’ 정책 기조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사모펀드가 소유한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까지 해외 매각되는 전례를 남겨, 국내 주요 에너지 선사의 안정적인 수송권을 상실하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해외 주주가 이윤 극대화를 이유로 비상사태 발생 시 정부의 운항 명령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에너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부발협은 해외 자본이 단기적인 비용 절감을 위해 고임금의 숙련된 한국인 선원을 정리해고하고 해외 선원으로 대체할 경우 부산 지역 일자리가 급격히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해기사 양성 기반까지 약화돼 해양수도 부산의 인적 자원 기반이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정부가 핵심 에너지 국적선 적취율 70% 달성 등 해양수도 부산 실현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현대LNG해운의 해외 매각은 이러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부발협은 IMM 컨소시엄에 현대LNG해운 해외 매각 계획의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정부에 대해서는 매각 승인을 절대 불허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국내 해운주권을 지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핵심에너지 선박의 통제권 상실은 단순한 기업 매각을 넘어 국가 해상주권과 에너지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문제다. 정부에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IMM프라이빗에쿼티·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2014년 현대LNG해운을 1조300억원(부채 제외 에쿼티 투자금 4000억원)에 인수한 뒤, 최근 지주회사 성격의 특수목적법인(SPC) ‘아이기스원(Aegis One)’ 지분 100%를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Sinar Mas) 그룹의 해운·자원개발 계열사인 프런티어리소스(Frontier Resources)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현대LNG해운은 HMM과 함께 과거 현대상선 소속 사업부에서 2014년 분할돼 IMM 컨소시엄이 인수한 회사다. IMM 컨소시엄은 2020년부터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당시 제시된 가격이 투자 원금에 미치지 못해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IMM 컨소시엄은 한국이 호주산 LNG의 약 14%를 수입하는 상황에서 시나르마스의 호주 현지 네트워크와 현대LNG해운의 운항 경험을 결합하면 신규 호주 LNG 프로젝트 확보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글로벌 LNG 벙커링 허브로 부상 중인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다양한 입찰 기회를 확보하고, VLGC·LPG 선단 운영 경험 역시 기존 해상물류 인프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