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투데이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올가을 이후 전국에서 확인된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는 총 1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건이 이달 2일 이후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이번 시즌 첫 고병원성 AI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난 9월 14일 경기 파주시 법원읍의 토종닭 농장에서 확인됐다. 감염 원인은 경기 북부 지역 야생조류 유입으로 추정됐다.
이후 10월 27일에는 광주 남구 도심 인근 소규모 농가에서 기러기와 닭을 혼합 사육하던 중 확진 판정이 나오며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상향됐다.
11월 들어서는 경기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뚜렷해졌다.
11월 9일 경기 화성 양감면 육용종계 농장에서 발생한 AI는 이후 평택·화성 일대 산란계 농장 연쇄 감염의 시발점이 됐고, 같은 달 15일에는 평택 팽성읍 산란계 농장에서 13만5000수가 피해 입었다.
17일에는 화성 양감면 산란계 농장에서 약 27만수가 살처분되는 등 이번 시즌 최대 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해당 농장은 최근 5년 동안 세 차례 AI가 발생한 이력이 있는 곳으로, 반복 발생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중부권으로 지역 확산도 이뤄졌다.
11월 18일 충북 영동군 용산면 종오리 농장에서 충북 지역 첫 고병원성 AI가 확인됐고, 산란율 저하 신고 이후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12월 들어서는 다시 경기 남부로 번지며 12월 2일 13만수의 산란계를 키우는 평택 고덕면 농장에서 감염이 확인됐다.
이달 들어 전남과 충남 등 주요 가금 주산지까지 퍼진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12월 9일 전남 영암군 시종면 육용오리 농장에서 전남 지역 첫 확진 사례가 나왔고, 하루 뒤인 10일에는 경기 안성 공도읍과 충남 천안 성남면 산란계 농장에서 각각 고병원성 AI가 확인됐다. 특히 천안의 경우 철새 도래지인 곡교천 인근에 위치해 추가 확산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어 12월 12일에는 영암 발생 사흘 만에 인접한 전남 나주 세지면 종오리 농장에서 추가 확진이 나오며 전남권 확산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발생 유형을 보면 전체 11건 중 6건이 산란계 농장으로, 계란 수급 불안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화성·평택·안성으로 이어지는 경기 남부 벨트에 피해가 집중된 점도 특징이다. 오리 농장의 경우 11월 충북 영동을 시작으로 12월에는 전남 영암과 나주 등 국내 주요 오리 산지로 바이러스가 퍼진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현재 AI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유지하고 있다. 발생 농장 반경 10㎞ 이내에는 가금류 이동 제한과 출입 통제가 시행 중이며, 철새 이동이 본격화되고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 특성상 추가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당국은 “산란계와 오리 농가를 중심으로 차단 방역을 한층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며 “해당 지역 방문 시 이동 제한 조치를 반드시 확인하고, 농가에서는 기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ASF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지난 9월 14일 경기 연천에서 약 4000두의 돼지를 기르는 양돈농가에서 ASF가 확인된 이후 한동안 잠잠했으나, 지난달 24일 충남 당진에서 1423두의 돼지를 기르는 농가에서 확진 사례가 발생했다.
그동안 경기 북부와 강원도에 국한되었던 ASF가 전국 사육두수의 약 20%를 차지하는 최대 양돈농가 집산지 충남으로 뚫고 내려왔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ASF의 가축질병 위기단계도 AI와 동일하게 ‘심각’으로 격상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 구제역방역과 관계자는 본지에 “ASF에 대비해 현재 세 가지 트랙으로 방역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우선 발생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실사를 통해 취약 요인을 집중점검 하고, 기후환경부의 협조를 받아 야생 멧돼지 포획을 강화하고 있다”며 “농가와 관련해서는 군과 협력해 소독과 차단 방역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농가나 동일 소유자가 여러 농장을 운영하는 경우, 최근 3년 이내 ASF가 발생했거나 발생 이력이 있는 취약 농가, 밀집 사육단지를 대상으로 관계 기관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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