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F1 팀의 2025 시즌은 단순한 성적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한 해였다.
루이스 해밀턴 이탈 이후 처음 치른 풀 시즌이자, 2026년 기술 규정 대전환을 앞둔 사실상의 준비 기간이었다. 우승 경쟁의 중심에는 서지 못했지만 메르세데스는 시즌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과 세대교체의 윤곽을 분명히 했다.
2025 시즌 메르세데스의 기준점은 조지 러셀이었다. 러셀은 예선과 레이스 모두에서 팀의 평균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하며, 메르세데스가 시즌 내내 상위권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핵심 축으로 작용했다. 극단적인 도박보다는 포인트 극대화와 안정적인 완주를 우선시하는 운영은 팀이 처한 현실을 정확히 반영한 선택이었다.
안드레아 키미 안토넬리의 2025 시즌은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한 해였다. 단일 랩 페이스와 고속 코너에서의 자신감은 분명한 장점으로 드러났지만, 레이스 운영과 타이어 관리에서는 신인다운 기복도 존재했다. 그럼에도 메르세데스는 안토넬리를 단기 성과의 잣대로 평가하지 않았고, 러셀 중심 체제 아래에서 경험을 축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5년형 머신 W16은 구조적 약점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저속 코너 안정성, 타이어 작동 온도 범위, 레이스 후반 페이스 저하 문제는 이전 시즌 대비 명확히 개선됐다. 그러나 맥라렌과 레드불이 보여준 순수 레이스 페이스와 전략 유연성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했다. W16은 ‘완성도 높은 차’였지만, 챔피언십 판도를 흔들 결정적인 무기는 부족했다.
메르세데스는 시즌 내내 두 대의 머신을 안정적으로 포인트권에 올려놓으며 대형 실수 없이 시즌을 운영했다. 두 대의 머신 모두를 꾸준히 포인트권에 올려놓는 안정성은 유지됐고, 대형 운영 실수로 인한 대량 실점은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레이스 운영과 피트스톱 완성도가 개선되며, ‘확실한 상위 팀’이라는 정체성은 끝까지 유지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드라이버즈 챔피언십 측면에서 메르세데스는 단일 우승 후보를 보유한 팀은 아니었다. 그러나 러셀은 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하며 팀의 존재감을 지켰고, 챔피언십 판도에서 완전히 이탈하지 않는 역할을 수행했다. 안토넬리는 순위보다 경험을 쌓는 데 초점이 맞춰진 시즌을 보냈다. 챔피언십 포인트 측면에서는 제한적이었지만 메르세데스 내부에서는 장기적 가치가 훨씬 크게 평가되는 한 해였다.
2025년의 메르세데스는 우승 팀의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혼란에 빠진 팀도 아니었다. 러셀이라는 확실한 중심축, 안토넬리라는 미래 자산, 그리고 2026년 규정을 겨냥한 기술·조직 재정렬까지, 메르세데스는 성급한 성과 집착 대신 의도된 선택을 했다.
메르세데스의 2025 시즌은 컨스트럭터즈와 드라이버즈 챔피언십 모두에서 ‘기대치를 조정한 해’였다. 러셀은 팀의 현재를 책임졌고, 안토넬리는 미래를 예고했다. 성적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메르세데스가 다시 정상에 도전하기 위한 기본 구조를 시즌 종료 시점까지 완성했다는 사실이다.
2026년, 새로운 규정이 시작될 때 메르세데스의 반등 여부는 바로 이 2025년의 선택들이 얼마나 정확했는지를 증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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