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이 9일 현대건설과 원정경기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한 뒤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페퍼저축은행의 시즌 초반 기세가 무색하다. 창단 첫 선두까지 올랐던 상승세는 온데간데 없고, 팀은 어느새 부진에 빠졌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시즌 1라운드에서 4승2패를 기록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지난달 2일 흥국생명과 원정경기에선 3-0 완승을 거두며 창단 이후 처음 리그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2라운드에서 2승4패로 주춤하더니, 3라운드 2경기에선 모두 패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달 21일 정관장과의 2라운드 원정경기(1-3 패)부터 12일 정관장과의 3라운드 홈경기(1-3 패)까지 6연패를 기록 중이다. 순위도 하락해 현재는 6승8패, 승점 17로 5위에 머물러 있다. 시즌 초반 상위권을 위협하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공격력 저하가 뚜렷하다. 15일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팀 득점은 1169점으로 여자부 7개 팀 중 2번째로 적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조이 웨더링턴(미국)에게 득점이 지나치게 집중된 점도 문제다. 조이는 혼자서 297점을 책임지며 팀 득점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이한비, 박은서, 박정아, 고예림 등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진은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공격 분산에 실패하고 있다.
공격과 수비의 불균형은 더 큰 문제다. 리시브 효율은 25.16%로 리그 6위다. 리시브가 흔들리다 보니 2단 연결이 매끄럽지 않고, 이는 곧 공격 전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장소연 감독도 “팀 차원에서 수비가 안정적이지 않다 보니 공격도 원활하지 않다”며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여기에 시즌 초반 돌풍의 핵심이었던 미들블로커(센터) 시마무라 하루요(일본)의 존재감도 눈에 띄게 줄었다. 1라운드에서 경기당 14.3득점, 2라운드에는 13득점을 찍었던 그는 3라운드에서는 평균 9득점에 머물고 있다. 장 감독은 “상대가 시마무라를 더 잘 분석하고 대처법을 알고 있다”며 활용 패턴의 변화를 시사했다.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다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 2021~2022시즌 V리그 합류 이후 4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페퍼저축은행으로서는 이번 시즌마저 같은 흐름을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 공수 균형 회복과 함께 보다 다양한 공격 옵션을 마련해야 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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