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헌號 SKT, 조직문화 확 바꾼다…지향점은 ‘역동적 안정성’

정재헌 SK텔레콤 CEO가 16일 서울 을지로 본사 수펙스홀에서 구성원을 대상으로 취임 후 첫 타운홀을 열고, 단단한 MNO(이동통신 사업)와 미래 핵심인 AI 사업의 빠른 진화를 위한 전사 혁신 방향을 발표했다. SKT 제공 [뉴스락]

[뉴스락] 정재헌 SK텔레콤 CEO가 16일 서울 을지로 본사 수펙스홀에서 취임 후 첫 타운홀 미팅을 열고 전사적 혁신 방향을 공유했다.

정 CEO는 이날 자신을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가 아닌 ‘변화관리 최고책임자(Change Executive Officer)’로 새롭게 정의하며 체질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정 CEO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기존 방식을 답습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과거의 방식을 열심히 하는 ‘활동적 타성’으로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며 실패에 대한 책임은 경영진이 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구성원들이 창의력을 발휘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SKT가 목표로 하는 ‘영구히 존속·발전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선 통신·AI·AX(AI전환)·기업문화 등 전 영역에서 근원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통신 사업(MNO) 부문에서는 ‘고객’을 업의 본질로 재정의했다. 정 CEO는 고객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품질, 보안, 안전 등 기본 원칙을 준수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단순히 가입자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고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경영 관리 체계에도 변화를 줬다. SKT는 회사의 핵심 관리지표를 기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에서 ROIC(투하자본이익률)로 전환한다.

ROIC는 기업이 투입한 자본 대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미래 성장 동력인 AI 사업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정 CEO는 그동안의 인큐베이팅 단계를 넘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부가가치 솔루션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제조 AI 및 독자 AI 모델 개발 등에서도 지속적인 전환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AI 전환(AX)은 특정 부서의 과제가 아닌 전사적 생존 과제로 제시됐다.

이를 위해 전 구성원 대상 AI 툴 활용 지원, 업무용 AI 개발 프로세스 정립, AX 대시보드 구축 등을 추진한다. 

조직문화는 ‘역동적 안정성(Dynamic Stability)’을 지향점으로 삼았다. 구성원은 스스로 변화하고 도전해 기회를 창출하고, 회사는 실패를 용인하는 버팀목이 되겠다는 의미다.

정 CEO는 목민심서의 ‘청송지본 재어성의(聽訟之本 在於誠意,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근본은 성의를 다해 듣는 데 있다)’를 인용하며 경청과 겸손의 자세로 의사결정을 내리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