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유동성 탓에 집값·환율 오른다는 해석은 과도…본질 흐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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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유동성 탓에 집값·환율 오른다는 해석은 과도…본질 흐릴 우려"

폴리뉴스 2025-12-16 14:03:44 신고

[사진=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연합뉴스 제공)]
[사진=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연합뉴스 제공)]

한국은행이 최근 시중 유동성 증가가 부동산 가격 상승과 원화 약세를 초래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과도한 해석"이라며 선을 그었다. 집값 상승은 가격 기대와 수요 쏠림이, 고환율은 해외투자 확대 등 외환 수급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성진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장과 이화연 통화정책국 정책분석팀장은 16일 한은 블로그에 게재한 '최근 유동성 상황에 대한 이해'라는 글에서 "유동성만으로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과 환율 상승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저자들은 우선 국내 유동성이 과도하게 증가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광의통화(M2) 증가율이 미국보다 높다는 점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지난 9월 기준 우리나라의 M2 증가율은 8.5%(통계 개편 후 5%대 중반)로 미국의 4.5%를 상회한다.

다만 미국은 코로나19 직후 대규모 양적완화(QE)와 제로금리 정책으로 통화량이 급증한 뒤, 2022년 3월부터 급격한 금리 인상과 양적긴축(QT)에 나서며 M2가 이례적으로 감소한 특수한 상황이라는 점을 짚었다.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 3월부터 누적 기준으로 보면 한국과 미국의 M2 증가율은 각각 49.8%, 43.7%로 큰 차이가 없으며, 미국 M2에는 수익증권 등이 제외돼 실제 비교 시 증가세는 대체로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론적으로 유동성 증가가 자산가격과 환율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최근 상황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택시장의 경우 유동성 증가가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집값 상승기에는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수요가 늘어나 유동성이 확대되는 양면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은 공급 부족 우려와 '똘똘한 한 채' 선호 등 특정 지역에 대한 가격 상승 기대가 주된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강남 3구를 중심으로 대출 없이 현금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을 들어, 신규 유동성보다는 과거 누적된 자금이 주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봤다.

환율 상승 역시 유동성보다는 외환 수급 요인의 영향이 크다고 판단했다.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가 급증하면서 달러 수요가 확대됐고, 수출기업들이 수출대금을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외화로 보유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올해 1~10월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규모는 1171억 달러로, 과거 10년 평균은 물론 직전 최고치와 경상수지 흑자폭을 모두 웃돌았다.

한은은 이를 토대로 올해 9~11월 환율 상승 폭 가운데 약 3분의 2는 외환 수급 등 국내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했다. 유동성 증가는 이론적으로 물가 경로를 통해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최근 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저자들은 "최근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려 자산가격 상승과 원화 약세를 유발하고 있다는 주장은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와 실물경제, 자금 흐름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다소 과도하다"고 밝혔다.

박성진 팀장은 "M2 등 특정 통화지표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한 통화·금융 지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자산가격과 환율 상승의 원인을 단순히 유동성 증가로만 돌리는 것은 문제 해결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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