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채소 유통기한 두 배”… 퓨어스페이스, 알토스벤처스서 60억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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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채소 유통기한 두 배”… 퓨어스페이스, 알토스벤처스서 60억 투자 유치

스타트업엔 2025-12-16 12:5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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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채소 유통기한 두 배”… 퓨어스페이스, 알토스벤처스서 60억 투자 유치
“과일·채소 유통기한 두 배”… 퓨어스페이스, 알토스벤처스서 60억 투자 유치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식자재의 40%가 식탁에 오르기도 전에 버려진다.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패' 때문이다. 단순히 아까운 문제를 넘어 기업의 수익성을 갉아먹고 환경 규제의 타깃이 되는 이 문제를 화학 기술로 풀어내려는 국내 스타트업이 있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VC) 알토스벤처스가 이들의 '시간 싸움'에 힘을 보탰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퓨어스페이스(PURESPACE)가 알토스벤처스로부터 6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16일 밝혔다. 2018년 문을 연 퓨어스페이스는 과일과 채소의 숙성을 재촉하는 '에틸렌 가스'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신선식품 유통업계의 오랜 숙제는 에틸렌 가스였다. 식물이 호흡하며 내뿜는 이 가스는 주변 과일의 숙성을 연쇄적으로 일으켜 금방 시들게 만든다. 기존 시장에도 에틸렌 제거 장비나 필터는 존재했다. 하지만 대부분 활성탄 등을 이용한 단순 흡착 방식이라 제거 효율이 떨어지거나 주기적으로 필터를 갈아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컸다.

퓨어스페이스가 들고나온 해법은 '나노 촉매'다. 에틸렌 가스를 화학적으로 분해해 농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방식이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실제 유통 환경을 모사한 테스트에서 에틸렌을 90% 이상 저감하는 성능을 보였다. 단순히 가스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없애버림으로써 과일과 채소의 호흡 속도를 늦추고 신선도를 유지하는 원리다.

기술이 실험실 밖에서도 통할까. 퓨어스페이스는 글로벌 유통 공룡들과의 필드 테스트로 답을 내놨다. 프랑스 유통기업 까르푸(Carrefour), 미국의 대형 유통사, 그리고 국내 롯데마트와 진행한 실증 테스트(PoC) 결과는 고무적이다.

테스트 결과 식품 폐기량은 50% 이상 줄었고, 일부 민감한 품목의 경우 유통기한이 기존 대비 2배까지 늘어났다. 유통사 입장에서는 재고 관리의 여유가 생기고, 폐기 비용을 곧바로 영업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번 투자를 이끈 안상일 알토스벤처스 파트너는 "신선식품 보관 기간 연장은 기업에 즉각적인 재무적 이익을 주고, 동시에 탄소 배출 감소라는 환경적 가치까지 제공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커지는 기업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솔루션이라 판단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단순한 기술력 입증을 넘어, 다가오는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EU는 2025년 9월 식품 폐기물 감축 목표를 법제화할 예정이다. 당장 2030년까지 소매 및 외식 부문에서 1인당 30%, 제조 및 가공 부문에서 10%의 폐기물을 의무적으로 줄여야 한다. 국내 역시 ESG 공시 의무화가 추진되면서 유통업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동안 '착한 경영' 정도로 여겨졌던 식품 폐기 관리가 이제는 법적 의무이자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된 것이다. 퓨어스페이스의 기술이 시의적절하게 평가받는 이유다.

이선영 퓨어스페이스 대표는 "유통 과정의 폐기는 생산자와 판매자 모두의 비용 부담이자 기후 위기의 원인"이라며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유통업체의 수익성 개선과 폐기물 감소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물론 과제도 남아있다. 창고나 매장 같은 고정된 공간을 넘어 이동 중인 트럭이나 선박 컨테이너 등 다양한 물류 환경에서도 동일한 효율을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퓨어스페이스도 이를 의식한 듯 현재 공급 중인 창고용 제품(PF105, PF106) 외에 2026년부터 컨테이너 및 운송 차량용 모델 출시를 예고했다.

고정형 설비에서 보여준 성과를 이동형 물류 시장까지 성공적으로 이식한다면, 퓨어스페이스는 단순 장비 납품 업체를 넘어 글로벌 콜드체인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 60억 실탄을 장전한 이들이 식탁 위 신선함을 얼마나 더 오래 지켜낼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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