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가 밝힌 중국 고대 고양이, 집고양이 아닌 살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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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가 밝힌 중국 고대 고양이, 집고양이 아닌 살쾡이

데일리 포스트 2025-12-16 11:13: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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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살쾡이(Prionailurus bengalensis). DNA 분석 결과, 고대 중국 농경 사회에서 인간과 공존했던 고양잇과 동물은 집고양이가 아닌 이 종으로 확인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아시아살쾡이(Prionailurus bengalensis). DNA 분석 결과, 고대 중국 농경 사회에서 인간과 공존했던 고양잇과 동물은 집고양이가 아닌 이 종으로 확인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중국 신석기 시대 농경 유적에서 발견된 고양잇과 동물의 뼈는 오랫동안 '초기 집고양이'의 흔적으로 해석돼 왔다. 그러나 DNA 분석 결과, 이 동물들은 현대 집고양이의 직접적인 조상이 아닌, 계통적으로 다른 종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베이징대 연구팀은 중국 전역 14개 유적에서 출토된 고양잇과 동물 뼈 22점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한 결과, 기원전 3400년 무렵부터 중국 농경 사회 주변에서 인간과 공존해 온 고양잇과 동물은 집고양이(Felis catus)가 아니라 아시아살쾡이(Prionailurus bengalensis)였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ell Genomics'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ell Genomics(2025)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ell Genomics(2025)

◆ 3500년간 인간과 공존한 살쾡이, 집고양이는 아니었다

연구팀은 기원전 3400년부터 서기 1800년까지의 고양잇과 유해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집고양이로 확인된 표본은 서기 730년 이후의 14개체로, 당·송·원·명·청대에 해당하는 시기의 7개 유적에서 출토됐다.

반면, 기원전 3400년부터 서기 200년 사이 유적에서 나온 7개체 중 6개체는 아시아살쾡이였으며, 나머지 1개체는 스텝야생고양이 계통에 가까운 유전적 특징을 지닌 개체로 분석됐다. 이들 모두 현대 집고양이와는 계통적으로 다른 종으로, 집고양이의 직접적인 조상과는 무관하다.

아시아살쾡이는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전역에 분포하는 야생 고양이로, 한국의 삵과 일본의 쓰시마살쾡이, 이리오모테살쾡이도 이 계통에 포함된다. 연구팀은 고대 중국 농경 사회에서 이 살쾡이들이 완전히 길들여지지는 않았지만, 인간 거주지 주변에서 먹이와 은신처를 활용하며 수천 년에 걸쳐 반(半)야생 상태로 공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아시아살쾡이(Prionailurus bengalensis). 연구팀은 이 종이 고대 중국에서 완전히 길들여지지 않은 채, 인간 거주지 주변을 오가며 반(半)야생 상태로 공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아시아살쾡이(Prionailurus bengalensis). 연구팀은 이 종이 고대 중국에서 완전히 길들여지지 않은 채, 인간 거주지 주변을 오가며 반(半)야생 상태로 공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 교배 흔적 없는 단절, 집고양이는 실크로드를 따라 들어와 

DNA 분석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아시아살쾡이와 집고양이 사이에 교배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집고양이 유전체에서는 살쾡이의 DNA가 확인되지 않았고, 마지막 살쾡이 유해가 발견된 서기 200년과 최초 집고양이 유해가 등장한 서기 730년 사이에는 고양잇과 동물의 흔적이 거의 사라진 수백 년의 공백기가 존재했다.

연구팀은 이 공백기가 왕조 교체와 사회적 혼란이 이어진 시기와 맞물려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인간 거주지에서 살쾡이가 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중국에서 아시아살쾡이와 집고양이의 출현 시기를 비교한 연표. DNA 분석 결과, 아시아살쾡이는 기원전 3400년 무렵부터 농경 사회 주변에서 확인된 반면, 집고양이는 당나라 시기인 7세기 이후에야 등장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ell Genomics(2025)
중국에서 아시아살쾡이와 집고양이의 출현 시기를 비교한 연표. DNA 분석 결과, 아시아살쾡이는 기원전 3400년 무렵부터 농경 사회 주변에서 확인된 반면, 집고양이는 당나라 시기인 7세기 이후에야 등장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ell Genomics(2025)

유전체 복원 결과, 중국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집고양이는 짧은 털을 지녔고, 전신이 흰색이거나 흰 바탕에 반점이 있는 외형이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이 개체는 집고양이의 유력한 조상으로 알려진 아프리카야생고양이(Felis lybica)의 모계 유전자를 지닌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에 따르면 집고양이를 명확히 언급한 가장 이른 문헌 기록 역시 당나라 시기로, 황후가 애완 고양이를 신하들에게 하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이 시기 집고양이는 중국 사회에 비교적 최근 외부에서 유입된 희귀한 동물로 인식됐으며, 주로 상류층을 중심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집고양이가 실크로드 교역망을 통해 중국에 전해진 이후, 이전까지 살쾡이가 맡아왔던 생태적 지위를 빠르게 대체했을 것으로 본다. 두 종이 유사한 생태적 역할을 수행한 데다, 한나라 이후 가금류 사육이 확대되면서 닭을 사냥하는 살쾡이와 인간 사이의 갈등이 커졌고, 이로 인해 살쾡이가 다시 인간 거주지로 정착하는 데 제약이 생겼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고대 중국에서 인간과 고양이의 관계는 단일한 연속 과정이 아니라, 서로 다른 종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형성된 복합적인 역사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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