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미 관세 부과 이후 중국 수출선 전환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대상국 집중도를 뜻하는 중국의 HHI 지수가 올해 1~10월 376으로 지난해(444) 대비 크게 떨어졌다.
또한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은 트럼프 1기였던 지난 2019년 전년 대비 2.5%p(포인트) 하락했으나 글로벌 수출시장 점유율을 오히려 0.3%p 증가했다.
트럼프 2기에 들어선 올해 역시 중국의 1~10월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7% 크게 줄었으나 대(對)세계 수출은 5.3% 증가해 15% 안팎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이 22.3%, 인도가 12.3% 크게 성장했다.
품목별로는 중국의 미국 시장 주력 품목인 무선통신기기·컴퓨터·배터리 등에서 대미 감소폭이 컸으나, 제3국 수출증가분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
실제로 올해 1~10월 중국의 무선통신기기·컴퓨터 대미 수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으나 대세계 수출은 각각 0.2%, 4.9% 감소하는 데 그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터리는 대미 수출이 16.3% 줄었음에도 대세계 수출은 23.9%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제3국에서의 수출 증가는 소비재보다는 무선통신기기부품·배터리 등 중간재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실제로 보고서에 따르면 10월까지 중국산 중간재의 제3국 대상 수출은 10.5% 증가해 자본재(8.8%)와 소비재(3.1%) 대비 크게 높았다.
보고서는 “유통·마케팅 등의 제약이 큰 소비재의 경우 수출선 전환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수출의 주요 전환지로는 아세안, 아프리카, 유럽연합(EU), 인도가 꼽혔다.
올해 1~10월 중국의 수출 증가분 중 아세안이 29.2%로 가장 컸으며 아프리카 16.1%, EU 14.1%, 인도 5.3% 등 순이었다.
특히 중국의 수출국 다변화가 추후 우리나라와의 수출경쟁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제시됐다.
실제로 트럼프 1기 관세 부과 당시 EU·인도·아프리카 지역에서 한·중 간 수출경합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다만 올해 1~10월 기준으로는 4대 전환지 대부분에서 한·중 수출경합도가 지난해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허슬비 무협 허슬비 연구원은 “중국의 제3국 수출선 전환은 단기적인 대응 전략이라기보다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며 “중국의 수출 전환이 집중되는 전략 시장에서 기술·품질 기반의 고부가가치화 전략으로 우리 수출의 경쟁력을 보완하고, 품목 다변화를 통해 경쟁 압력이 낮은 영역에서의 선제적 우위 확보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내용은 대한상공회의소의 ‘2026 물류시장 전망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공유됐다.
이희원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미중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구조적으로 재편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물류거점 다변화가 시급한 만큼, 정부는 해외 물류 인프라 구축 지원에 대한 금융·세제 혜택 등 정책적 뒷받침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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