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주토피아2'에 등장하는 악당 캐릭터의 실제 모델은 스라소니의 한 종류인 '캐나다 스라소니'다. 비록 서식지는 다르지만, 한반도에도 이들과 같은 핏줄인 맹수가 존재했다. 바로 호랑이, 표범과 함께 우리 땅을 누볐던 '스라소니'다. 영화 속 캐릭터처럼 귀 끝에 붓처럼 솟은 털과 뭉툭한 꼬리가 특징인 스라소니는 현재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분류된다. 과거에는 한반도 숲을 호령했으나, 지금은 남한 지역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눈 위 걷는 '덧신' 발, 뒷다리가 발달한 사냥꾼
스라소니는 고양잇과 동물 중 중간 크기에 해당한다. 몸길이는 80~130cm, 체중은 15~30kg으로 삵보다는 크고 표범보다는 작다. 신체 구조상 뒷다리가 앞다리보다 길어 도약력이 좋고, 험한 산악 지형에서도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진 신체적 특징은 크고 두툼한 발이다. 발바닥에 털이 빽빽하게 나 있어, 눈이 많이 내린 산지에서도 발이 푹 빠지지 않는다. 이는 마치 눈 위를 걷는 장비인 '설피'와 같은 역할을 해 겨울철 사냥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또한 발바닥의 털은 걸을 때 나는 소리를 줄여주어 먹잇감에 은밀하게 접근할 수 있게 돕는다.
숲의 균형 맞추는 조절자
스라소니의 주 먹이는 노루, 고라니 같은 중형 초식동물이다. 때로는 토끼나 쥐, 조류 등 작은 동물도 사냥한다. 뛰어난 청각과 시각을 이용해 먹잇감을 탐색하고, 빠른 속도로 덮쳐 사냥에 성공한다.
이러한 포식 활동은 그저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숲의 질서를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상위 포식자인 호랑이와 표범이 사라진 한반도 숲에서, 스라소니는 초식동물의 개체 수가 지나치게 늘어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특정 초식동물이 급증해 식물을 마구잡이로 먹어 치워 숲이 황폐해지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생태계의 균형을 맞추는 중요한 존재다.
삵에 비해 꼬리 짧고 귀 끝 털 길어
과거에는 스라소니가 호랑이만큼 용맹하다 하여 '범의 아우'라고 불렸다. 하지만 무리 지어 다니지 않고 홀로 생활하는 습성이 있어 야생에서 마주치기는 매우 어렵다. 흔히 생김새가 비슷한 '삵'과 혼동하기 쉽지만, 자세히 보면 명확한 차이가 있다.
가장 큰 구별법은 꼬리 길이다. 삵은 꼬리가 길고 뭉툭하지 않은 반면, 스라소니는 꼬리가 매우 짧아 마치 잘린 것처럼 보인다. 귀 끝에 검고 긴 털이 붓처럼 솟아 있는 것도 스라소니의 외형적 특징이다. 이 털은 소리의 방향을 감지하는 안테나 역할을 한다. 또한 볼 주변에 털이 길게 나 있어 얼굴이 둥글고 커 보이는 점도 삵과 다르다. 성질이 사납고 민첩하지만, 사람을 경계해 피해 다니는 신중한 습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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