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CEO '운명의 날'…후보자들 면면 살펴보니

[프라임경제] KT(030200) 차기 대표이사(CEO) 최종 후보가 16일 결정된다. 차기 CEO는 최근 발생한 대규모 소액결제 해킹 사태를 수습하고 인공지능(AI)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할 막중한 과제를 맡게 된다.

KT 광화문 사옥 전경. ⓒ 연합뉴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주형철 전 대통령실 경제보좌관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 등 최종 후보군 3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 뒤 대표이사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한다.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은 1992년 한국통신(KT 전신)에 입사해 KT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을 거쳐 기업부문장(사장)에 오른 '정통 KT맨'으로 내부 사정에 밝다. 특히 기업간 거래(B2B) 사업의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다.

박 전 사장은 이번이 세 번째 CEO 공모 도전이다. 2019년 말 구현모 전 대표와 KT CEO 자리를 놓고 경쟁했으며, 김영섭 대표 선임 당시 최종 후보 3인까지 오른 바 있다. 이후 2020년 12월 KT를 떠났다. 일각에서는 그가 KT CEO가 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는다.

외부 출신인 주형철 전 대통령실 경제보좌관은 SK텔레콤과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 대표,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보좌관 등을 거쳤다. 그는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 먹사니즘본부장을 거쳐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같이 풍부한 정책 경험은 그의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SK커뮤니케이션즈 재직 시절 싸이월드·네이트 해킹으로 약 3500만명의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어 KT 수장으로 적절하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는 당시 '고객정보보호 스페셜태스크포스(TF)장'을 맡아 사고를 수습한 바 있다.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는 1994년 KT에 입사해 휴대인터넷사업본부장(전무)을 지낸 뒤 2007년 삼성전자로 옮겨 삼성SDS 대표를 역임했다. 삼성SDS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90%에 육박했던 삼성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며 체질 개선을 이끈 인물이다.

다만 KT를 떠난 지 20여년이 지난데다 경쟁사인 SK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한 점이 걸림돌로 거론된다.

주 전 보좌관이 최종 후보가 되면 김영섭 대표에 이어 연이어 외부 인사가 KT CEO를 맡게 된다. 반면 박 전 사장이나 홍 전 대표로 결정되면 직전 구현모 대표이사 이후 다시 내부 출신 체제로 전환된다.

새로 선임될 KT 수장은 해킹 사태를 수습하고 회사 안팎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한 AICT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해온 KT의 AI 사업을 본격화해야 하는 과제도 주어질 전망이다. 앞서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2029년까지 AI 누적 매출 4조6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KT는 심층면접에 이어 이사회 논의를 거쳐 최종 후보 1명을 이날 오후 6시쯤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표되는 최종 후보는 내년 3월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