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크리스 브라이언트 영국 산업통상부 통상담당장관과 한·영 FTA 개선 협상을 타결하고 이를 확인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한국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선언 이후 교역·투자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비즈니스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한·유럽연합(EU) FTA와 동일한 내용으로 한·영 FTA를 우선 체결했다.
이후 양국은 FTA 발효일부터 2년 내 후속 협상을 추진하도록 한 원협정 조항에 의거해 지난해 1월부터 6차례 개선협상 및 5차례 통상장관회담뿐만 아니라 다수의 회기간 회의를 개최했다.
특히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 양자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영 FTA 개선협상의 연내 타결을 위해 속도감 있는 논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이달 개최된 서비스·투자 추가 협상에서 양측은 쟁점을 최종 해소한 뒤 런던에서 개최된 통상장관회담에서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
영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6위, 유럽 2위의 거대시장이자 국제시장 은행 차입 및 외환거래 등에서 세계 점유율 1위인 글로벌 금융·투자 허브다. 그러나 양국 간 교역액 및 한국의 대영 수출액은 세계 20위권에 불과해 개선협상으로 양국 간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에 개정 한·영 FTA는 우리 주력 수출품에 대한 엄격한 원산지 기준을 완화하고 영국 고속철 및 주요 서비스 시장을 추가 개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국 교역 확대를 견인하고 다양한 분야의 교류·협력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이미 한·영 FTA 원협정에서 상품 시장 대부분을 개방해 추가 개방을 논의하지는 않았다. 다만 우리 주력 수출품목에 적용되던 엄격한 기존 원산지 기준을 완화해 우리 기업이 FTA 특혜 관세를 더욱 쉽게 적용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정부조달·서비스 등 여타 시장개방 분야에서 성과를 확보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영국 수출액의 36%를 차지하는 자동차(관세 10%)는 기존에 당사국에서 55% 이상의 부가가치가 발생했음을 증명해야 무관세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협상에 따라 이 기준이 25%로 낮아진다. K뷰티, K푸드 등 수출 유망 품목의 원산지 기준도 완화해 국내 상품의 영국 진출이 확대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서비스 시장의 경우 우리 기업 경쟁력이 있는 온라인 게임 분야를 추가로 개방해 국산 게임의 유럽 진출 확대 발판을 마련하였다. 또 신서비스 분야를 개방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서비스 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영국 서비스 시장 진출 시 법적 안정성을 확보해 경쟁력 강화 기반을 구축하였다.
비자제도를 정비해 영국 진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에 대한 입국비자 리스크를 해소했다. 영국 양자 체결 최초로 서비스·디지털 등 챕터에 시청각 서비스를 적용한다. 현대적인 투자자 보호규범도 마련한다.
이와 함께 개정 한·영 FTA에서는 디지털 무역 규범을 정립하고 공급망·혁신 등 분야에 대한 포괄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등 신통상규범을 도입했다. 우선 양국은 국경간 데이터 이전 자유화, 컴퓨팅 설비 등의 현지화 요구 금지, 소스코드 제출 요구 금지, 온라인 소비자 보호 규범 등 신규 규범을 대폭 포함해 강화된 데이터 무역 규범을 정립했다. 미래 핵심 먹거리인 AI 분야에서 기술 선도 국가인 영국과의 상세 협력방안을 마련했다.
최근 불거진 희토류, 요소수, 배터리와 등 주요 원자재 공급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망 협력 챕터도 신설한다. 양국은 핵심 공급망 분야에서 연구개발 및 국제표준화 등을 위해 협력한다. 공급망 교란이 발생한 경우 공조방안을 논의한다. 양국 간 기술 협력 거버넌스도 제공한다.
정부는 이번 협상 타결 선언에 이어 법률 검토와 협정문 국문 번역 등 정식 서명을 위한 절차를 조속히 완료한다. 정식 서명 이후에는 경제적 영향평가와 국회 비준 동의 등 협정 발효를 위한 절차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본부장은 "한·영 FTA 개선협상 타결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통상환경에서 자유시장 질서를 공고히 할 것"이라며 "유럽 내 핵심 파트너인 영국과의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개정 한·영 FTA에는 시장자유화와 디지털 무역, 공급앙 안정화 협력 등 변화하는 통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포괄적인 협력 규범 또한 다수 마련한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브라이언트 영국 통상담당장관은 "K드라마, K팝 등 한국 문화는 이미 수많은 영국인들을 사로잡았다"며 "개선협상 타결로 양국의 뛰어난 서비스 산업과 기업을 지원하여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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