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스카이코랄'로 시작해 '그린오로라' 거쳐 '모닝옐로우'
매년 기획상품 넓혀…"서울 고유 에너지와 활력을 시민 일상에"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한강의 노을빛 '스카이코랄'부터 푸르른 여름의 가로수 '그린오로라'에 이어 하루를 여는 아침 해의 빛깔 '모닝옐로우'까지.
서울이 3년째 시민의 생활상을 반영한 도시 색깔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디자인서울' 정책 기조에 따라, 디자인은 서울의 도시 이미지와 글로벌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디자인 정책 일환으로 '서울색'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는 단청빨간색, 꽃담황토색, 한강은백색 등 10가지의 도시 상징 이미지를 통해 '서울색'을 개발해 시내 경관을 정돈하고 도시 정체성을 관리하기 위한 기준으로 활용했다. 다만 조명, 모바일 등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민선 8기인 2023년 시민들이 일상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색상을 매해 '올해의 서울색'으로 선정하고 주요 랜드마크와 기획상품(굿즈)을 통해 일상에서 접할 수 있게 했다.
도입 첫해인 2024년 시는 시민의 일상 속 관심사가 머무는 장소를 고려해 '한강'이라는 키워드를 도출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던 2022∼2023년 시민이 여가 활동을 위해 가장 많이 방문한 장소가 한강이었던 점을 고려한 결과였다.
시 한강공원 방문객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시민이 한강에 가장 많이 방문하는 시간대는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였다. 특히 네이버데이터랩 검색데이터를 조회한 결과 기온이 높은 6∼9월 해 질 녘 '핑크빛 노을' 검색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는 해 질 녘 한강의 분홍빛 하늘색인 '스카이코랄'을 첫 서울색으로 선정했다.
두 번째 해인 2025년은 서울의 주요 이슈와 시민의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긴 여름'이 선정됐다. 높은 기온과 긴 열대야로 2024년 서울 가로수가 10월까지도 초록색을 유지했고, 늦어진 단풍 탓에 '푸른 은행나무', '초록단풍' 등의 키워드도 자주 언급됐기 때문이다.
시는 전년도의 '2024 서울 걷기 좋은 단풍길' 103곳 가운데 블로그,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다섯 곳을 선정해 색 추출의 기반으로 삼았다. 서울숲, 석촌호수, 삼청동길, 정동길, 남산공원 등 서울을 상징하는 단풍 명소들이었다.
이 다섯 곳의 오전·오후·야간 시간대별 색채를 수집한 뒤 전문가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길고 푸르렀던 여름밤 정취와 초록빛의 안정감을 담은 '그린오로라'를 두 번째 서울색으로 정했다.
그리고 세 번째 해인 2026년의 서울색을 정하기 위해 시는 올해 시민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무탈한 일상'과 '내면의 안정'을 원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러닝·필사·뜨개질·산책 등 자기돌봄형 취미가 널리 퍼진 데다 시민 1천41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이듬해 서울색에 담고 싶은 가치 1위로 '활력'이 선정됐기 때문.
이에 시는 시민의 바람처럼 무탈한 하루를 여는 맑고 편안한 순간을 담아 서울의 아침 해에서 추출한 '모닝옐로우'를 세 번째 서울색으로 선정했다.
이렇게 매년 선정된 서울색은 시청,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식물원, 세빛섬, 세종문화회관, 남산 서울타워, 롯데월드타워, 광화문광장, 월드컵대교 등 서울 곳곳의 랜드마크를 물들였다.
랜드마크를 밝히는 조명은 특히 매해 새로운 색을 선정할 때마다 추가 비용이 들지 않아 경제적이다. 이미 설치된 조명 시설을 이용해 매년 색깔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더 나아가 서울색을 입힌 기획상품(굿즈)도 매년 선보였다. 시민이 일상에서 서울색을 더욱 쉽게 접하게끔 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상품의 종류가 다채로워지고 있다.
첫해 '스카이코랄'을 적용한 '서울라면'과 '병물 아리수', 잠실 야구장에서 쓰이는 다회용기 등을 출시한 데 이어 둘째 해에는 '그린오로라'를 입힌 모자, 핸드타올, 매니큐어, 언박싱 칼, 플래너, 쇼핑백 등 더 다양한 상품을 내놨다.
그뿐만 아니라 시는 매년 새로운 서울색을 적용한 상품들도 꾸준히 내놓음으로써 수집 욕구를 자극하고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루페인트의 엽서 타입 컬러북, LG화학과 하지훈 작가가 함께 선보이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미니 소반이 있다.
시는 내년에도 '모닝옐로우'를 이용해 컬러북과 미니 소반은 물론 다채로운 상품들을 선보여 시민들의 일상에 서울색이 스며들게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내년에는 양말과 티셔츠 등 일상 패션 상품도 개발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노루페인트는 내년 '모닝옐로우'를 기반으로 한 컬러 사운드(Color Sound) 영상도 제작한다. 이는 서울색을 시각은 물론 청각적으로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콘텐츠다.
이처럼 '서울색'은 단순한 시각 디자인을 넘어 시민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고 서울만의 고유한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도시 브랜드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서울색에 대해 "한 해를 살아가는 서울시민의 정서와 기대를 반영한다"며 "매년 그해의 사회적 이슈와 일상의 변화를 반영해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밝고 선명한 색에 담에 하나의 메시지로 제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도시를 하나의 색과 빛으로 밝히며 서울 고유의 에너지와 활력을 시민의 일상에 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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