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한국 경제는 정치·사회적 긴장과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겹치며 한 해 내내 흔들렸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정책 공백과 시장 불안이 커졌고, 이어진 정권 교체는 정책 기조의 급격한 전환이라는 또 다른 변수로 작용했다. 금융·산업·유통·건설 등 주요 업종은 이 변화 속에서 리스크의 기준을 새로 설정하고 생존 전략을 다시 짜야 했다. 격동의 한 해를 정리하며, 업권별 흐름과 그 과정에서 드러난 구조적 과제를 차분히 되짚어본다. [편집자주] |
[직썰 / 임나래 기자] 2025년 부동산 시장은 고강도 규제와 금융 환경 악화가 동시에 작용하며 불안정성이 확대됐다. 투기 억제와 실수요자 보호, 공급 확대를 함께 추진했지만, 잦은 정책 변경과 더딘 집행 속도로 시장 혼선이 커졌다. 전세 시장은 빠르게 위축됐고, 월세 부담은 가파르게 늘었다. 선호는 수도권 핵심지로 쏠리며 양극화가 심화됐다. 2026년부터는 착공 감소의 영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실수요자 부담을 완화하고 수도권 쏠림을 줄일 정책 대응이 내년 시장의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규제는 강했고, 정책은 흔들렸다
2025년 한 해 동안 6·27 대출 규제, 9·7 공급 대책,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등 주요 부동산 정책이 연이어 발표됐다. 목표는 분명했다.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며 공급을 늘리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단기간에 강도 높은 규제가 반복되며 시장은 방향을 잃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10·15 대책이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대환 시 담보인정비율(LTV)을 40%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이틀 만에 기존 70%로 되돌렸다. 하루 사이 제도가 바뀌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실수요자들은 주거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졌고, 시장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연 27만 호’ 계획과 달리 착공은 감소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 호를 신규 착공하고, 매년 27만 호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기준 수도권 누적 착공 실적은 11만1908호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8.5% 줄어든 수치다.
공공과 민간을 병행해 공급 속도를 높이려는 구상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았다. 규제 지역 확대로 심의와 인허가 절차가 길어졌고, 사업 일정은 줄줄이 미뤄졌다. 공공 주도 사업도 보상 지연과 주민 갈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했다. 공급 확대라는 정책 메시지와 실제 시장 흐름 사이의 간극은 더 벌어졌다.
◇전세는 줄고 월세는 뛰었다…규제 부담은 실수요자 몫
고금리 기조와 대출 규제는 거래 문턱을 한층 높였다. 차입이 불가피한 실수요자와 달리, 대출 없이 매입이 가능한 현금 부유층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가 고착됐다.
갭투자 규제로 전세를 끼고 집을 매입하던 수요가 사라지면서 전세 공급 기반도 무너졌다. 그 여파로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지난 10월 기준 7.15%를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월세 부담 증가는 가계 현금 흐름을 압박했고, 주거비 격차는 자산 격차로 이어지는 구조를 굳혔다.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초양극화의 결과…2026년, 시험대에 오른 정책
정책 불확실성과 공급 지연, 금융 부담이 겹치자 선택은 핵심지로 집중됐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더욱 뚜렷해지며 2025년 부동산 시장은 초양극화 국면에 들어섰다. 강남 등 수도권 핵심지는 가격 방어와 거래 회복이 동시에 나타난 반면, 지방과 외곽 지역은 거래 부진과 가격 조정이 길어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을 지탱하는 것은 과거에 착공된 물량”이라며 “내년부터는 그 물량이 소진되면서 착공 지연의 여파가 거래 위축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26년 부동산 시장은 착공 감소와 거래 위축이 누적된 구조적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정부는 가격 안정 정책을 자신하고 있지만, 실수요자 부담을 줄이고 수도권 쏠림을 완화할 구체적 해법이 제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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