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기온이 내려가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따뜻한 집 안에서 편하게 지내다 보면 손이 닿는 물건을 그대로 쓰게 되고, 오랫동안 둔 생활용품도 별다른 의심 없이 사용하게 된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 없어 보이지만, 시간과 환경이 겹치면 작은 변화가 누적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집 안 곳곳에 놓여 있는 물건 중에는 온도, 습기, 빛 같은 조건에 따라 성분이 흘러나오거나 오염이 번질 수 있어 사용 습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눈에 띄지 않는 변화가 쌓일수록 생활 공간 전체에 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놓치기 쉬운 생활용품 4가지의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1. 플라스틱 용기, 열과 빛이 닿으면 성분 변형 우려
전자레인지에 올려 둔 밀폐 용기, 생수를 담아 두는 통, 반찬을 보관하는 일회용 용기 대부분은 플라스틱 구조다. 가벼워 편하게 쓸 수 있지만, 온도가 높거나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 내부 코팅이 약해지며 비스페놀A가 새어 나올 수 있다.
비스페놀A는 체내 호르몬 흐름을 방해할 가능성이 꾸준히 지적됐고, 일부 연구에서는 장기간 노출 시 질환 발생률과의 연관성이 언급된 적도 있다.
문제는 잘못된 사용 방식이다. 전자레인지용으로 제작되지 않은 용기를 반복적으로 데우거나, 생수통을 차 안처럼 뜨거운 공간에 오래 두면 배출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외형만으로 안전성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열 전용’ 표시가 없으면 전자레인지 사용을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2. 향 제품 사용 시 밀폐 공간에서 농도 누적 가능
집 안 냄새를 줄이기 위해 욕실이나 방에 두는 디퓨저, 간단히 뿌리는 방향제에는 향 확산을 돕는 성분이 포함돼 있으며, 그중 대표가 프탈레이트 계열이다. 향을 오래 머물게 하는 역할을 하지만, 흡입 시 점막을 자극할 수 있다.
특히 공기 흐름이 제한된 공간에서 문제가 커진다. 욕실·차량·신발장처럼 공기 순환이 어려운 곳에서는 향료가 오래 머물고, 이에 따라 들숨과 만나는 시간이 길어진다. 일부 프탈레이트는 국제기구에서 위험 가능성이 언급된 적도 있어, 가정에서 상시 사용하는 경우 사용 시간과 환기 간격을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대안으로는 천연 오일을 섞어 직접 만드는 방식이나 식초 희석액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잔향이 오래 남지 않아 실내 공기 흐름을 무겁게 만들지 않는다.
3. 물기 머금은 수세미, 작은 틈에서 오염 확산
겉모습은 멀쩡해 보여도 오염이 빠르게 진행되는 물건이 수세미와 행주다. 물기를 머금은 상태로 싱크대에 두면 세균이 쉽게 자리 잡고, 통풍이 부족하면 곰팡이류까지 퍼지기 쉽다. 일정 기간을 넘기면 아플라톡신 등 독성 곰팡이 성분이 검출되는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아플라톡신은 간 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사용 주기를 지키는 편이 안전하다. 오염된 수세미를 계속 사용할 경우 그릇·도마·조리대까지 확산할 수 있다.
따라서 수세미는 1~2주 간격으로 교체하고, 행주는 하루이틀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바꾸는 편이 좋다. 햇빛에 완전히 말리면 오염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다.
4. 오래된 멀티탭, 내부 마모로 미세 발열 증가
멀티탭은 겉모습이 잘 변하지 않아 교체 시기를 지나치기 쉽다. 오래 사용하면 내부 피복이 벗겨져 미세한 불꽃과 발열이 반복되며, 이 과정에서 열화된 플라스틱 조각이나 금속 부분에서 기체 성분과 그을음이 조금씩 나오게 된다.
이 변화는 티가 나지 않은 채 장기간 누적된다. 탄 냄새를 직접 느끼지 못해도 벽지·커튼 등 섬유 제품이 휘발성 물질을 흡수할 수 있고, 작은 공간에서는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멀티탭은 1~2년마다 점검하고, 코드가 뻣뻣해지거나 변색이 보이면 바로 교체하는 편이 안전하다. 먼지가 쉽게 쌓이는 구조라면 표면을 주기적으로 닦아 과열을 예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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