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부터 부처별 업무보고 전 과정을 사상 첫 생중계로 진행하는 것과 관련 여당은 "책임 행정의 출발선"이라고 높이 평가했으나 야당은 "정치 쇼"라고 비판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방식은 확실히 다르다"며 "2026년도 부처 업무보고를 전 국민께 생중계로 공개하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묻고 부처와 공공기관이 즉각 답하는 방식, 그 과정 자체가 책임 행정의 출발선"이라고 극찬했다.
또한 "추상적인 말 잔치가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성과를 분명히 요구한 자리"라며 "알박기와 낙하산으로 얼룩진 일부 공공기관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 대통령의 공개 질타는 더 이상 무능과 안일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분명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대통령의 정부 부처 업무보고가 전 과정 생중계로 국민 앞에 공개되고 있는 것은 단순히 형식의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책 집행의 전 과정을 국민 앞에 공개하고 책임지겠다는 선택"이라며 "정책의 시작과 집행, 점검과 보완까지 국민 앞에 그대로 공개하고 평가받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박혔다.
이어 "대통령과 정부 부처 공무원 간의 문답과 토론 중심의 업무보고는 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이 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생중계 업무보고가 내란으로 흔들린 국정을 정상화하고 투명한 국정운영, 국민을 위한 국정운영이 될 수 있도록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같은 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인의 힘은 말에서 나오기 때문에 권력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은 말 한마디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요즘 이재명 대통령의 말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면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내란특별재판부가 왜 위헌이냐'는 발언, 국무회의에서 불법 자금으로 이상한 짓 하는 종교 단체 해산 방안 검토 지시, 충남 타운홀 미팅의 집값에 대책이 없다는 발언, 외신 인터뷰에서 북한 억류 중인 우리 국민 석방 문제 등에 대한 대답 등을 언급하며 "귀를 의심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질책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 대통령이 질책한 책갈피 달러 밀반출은 알고 보니, 쌍방울 대북 송금의 범행 수법이었다"며 "업무보고 현장에서, 본인의 범행 수법을 자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외화 밀반출 문제를 따져 물었는데, 이 문제는 세관 소관 사항이다. 무엇을 누구한테 물어야 하는지조차 구분하지 못하고, 공개적으로 조롱하고 모욕을 주는 모습은 대통령의 품격에 전혀 맞지 않는다"면서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환단고기를 거론한 이른바 ‘환빠’ 발언도 마찬가지로, 천박한 인식을 드러낸 매우 불쾌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 본인이 법적 리스크를 많이 지고 있기 때문에 그 정당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나는 이렇게 많은 것을 알고 있다’라는 식의 과시형 만기친람, 정치 쇼 비즈니스, 이것이 바로 지금 벌이고 있는 업무보고의 본질이 아니겠냐"며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향한 질책, 환단고기 발언 등을 예로 들며 "제발 좀 따뜻한 말로 우리 국민을 위로해 주는 그런 국가가 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학재 사장 쫓아내기'라며 "내 자식이 아니라 의붓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을 시키고 음해하고 노력하고 이런 것들이 정말 너무 안 좋은 모습이었다"고 비판했고, '환단고기' 사태에 대해서는 "말 그대로 코미디인데 나중에 변명하는 걸 보니까 비겁하기까지 하다"고 짚었다.
전날인 14일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환단고기는 문헌 아닌가'라고 발언해 놓고, 대통령실은 '분명한 역사관 아래서 역할 해달라는 취지'라고 해명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다른 페이스북 글을 통해 "'당신들이 '날리면'을 '바이든'이라고 들은 거야.'(라는 발언이) 지금 생각해도 황당한 국가적 망신이었는데 '환단고기 옹호가 아니라, 역할 해달라는 취지야'라는 오늘 나온 궤변은 뭐가 다르냐"면서 "대통령실이 해야 할 일은 이런 궁색한 해명이 아니라 '환단고기는 유사역사학이 맞고, 부적절한 언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 있었던 대통령의 환단고기 관련 발언은 이 주장에 동의하거나 이에 대한 연구나 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친일이나 위안부, 독도 문제 등에는 역사적 진실을 확인해 대응하라는 것인데 환단고기도 그러한 입장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가의 역사관을 연구하고 그 역사관을 수립하는 기관에서 답을 내놓아야 될 부분"이라며 "기관에서 어떻게 답변을 내놨는지를 국민이 보고 평가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교육부 등 업무보고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역사교육과 관련해 무슨 '환빠 논쟁' 있지 않으냐"고 물었고, 박 이사장이 모른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환단고기를 주장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을 보고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르잖느냐. 고대 역사 부분에 대한 연구를 놓고 지금 다툼이 벌어지는 것이잖느냐"고 했다.
이에 박 이사장은 "소위 재야사학자들보다는 전문 연구자들의 주장이 훨씬 설득력이 있기에 저희는 그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질문 과정에서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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