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예산 칼부림에 골병 든 K-로봇, 기회상실·경제피해 전부 국민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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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예산 칼부림에 골병 든 K-로봇, 기회상실·경제피해 전부 국민 몫

르데스크 2025-12-15 18:11: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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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 간 중국,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이 로봇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며 '로봇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한국은 과거 정부의 치명적 실책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직전 윤석열정부에서 '연구개발(R&D) 제로베이스(원점) 재검토'를 내세워 연구개발 예산을 대폭 삭감해 연구 인력이 타 국가로 떠나는 이른바 '엑소더스'(대탈출)가 가속화됐고 기술 격차 또한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2022년 하반기 챗GPT 3.5 공개 직후 글로벌 로봇 산업의 급격한 성장기,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동시에 현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경쟁 국가들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

 

로봇 개발 황금기 놓친 윤석열정권…새 정권 출범했지만 '큰 간극' 메우기엔 역부족 전망

 

지난 6월 한국로봇산업협회가 발표한 '한국 로봇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로봇산업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5조9805억원에 그쳤다.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다. 2020년(+2.6%), 2021년(+2.5%), 2022년(+5.1%) 등과는 큰 차이가 난다. 2020년대 들어서 연매출성장률이 1%대에 머무른 것은 2023년이 처음이다. 2023년 로봇산업 종사 인력은 3만3839명으로 전년 대비 1%, 사업체 수는 0.96% 각각 증가하는 데 그쳤다.

 

▲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코리아 테크 페스티벌'의 한 부스에 전시된 로봇. [사진=연합뉴스]

 

매출 부문별로 살펴보면 가장 큰 시장인 제조업용 로봇 시장의 매출은 0.5% 소폭 증가했으나 수출은 0.9% 감소해 글로벌 경쟁력이 다소 처진 것으로 분석됐다. 심지어 개인 서비스용 로봇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2.1% 감소한 431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머물렀다. 그동안의 로봇산업 매출 성장률을 기반으로 한 올해 한국 로봇산업의 매출 예상치는 2023년보다 더욱 심각한 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약 7% 감소한 수준이다.

 

한국 로봇 산업 침체의 결정적 원인으로는 윤석열정부의 정책 실패가 지목됐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평소 가졌던 과학계의 편견을 근거로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이후 R&D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 로봇 산업 분야 R&D 예산도 예외는 아니었다. 통계청의 로봇 관련 연구개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2849억원에 달했던 정부 R&D 지원금은 2023년 2047억원으로 무려 30%나 줄었다.

 

중국과 일본 등 이웃나라들이 지속적으로 로봇산업 연구개발비를 늘려왔던 것과 180도 다른 행보다. 일본은 2022년 로봇 산업 진흥을 위해 약 9억3050만달러(원화 약 1조400억원)를 추가로 투입했으며 중국은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총 18조원의 로봇 분야 예산을 집행했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지속된 결과 중국과 일본은 불과 몇 년 사이에 글로벌 로봇 강국으로 도약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산업용 로봇 29만5000대를 설치해 글로벌 로봇 시장 생산량의 54%를 차지하며 세계 최대 로봇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2023년 기준 중국이 가진 산업용 로봇만 무려 180만대에 달했다. 당시 미국의 4배에 달하는 규모였다. 덕분에 현재 중국에서는 제조업 현장뿐만 아니라 호텔, 마트 등에서도 배달, 상담, 청소 등을 수행하는 로봇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일본 역시 2023년 세계 산업용 로봇 생산량의 38%를 차지하며 중국에 이어 글로벌 2위의 로봇 생산국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 중국 베이징시의 한 호텔에서 음식을 배달 중인 로봇. ⓒ르데스크

 

중국·일본이 패권을 거머 쥔 로봇 산업은 세계 각국의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인공지능(AI)에 이어 '로봇산업'을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현재 대규모 지원을 검토 중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역시 최근 로봇 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회동에 나서기도 했다.유럽 역시 로봇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유럽은 최근 10년간 로봇 생산량이 약 4배 증가했다. 지난해 유럽연합(EU)의 로봇산업 지원금 규모는 2019년에 비해 23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한국은 올해 출범한 새 정부가 R&D 예산 복구와 이공계 지원에 안간힘을 쓰곤 있지만 당분간은 윤석열정부 패착(敗着)의 후폭풍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로봇 산업이 크게 발전하던 시기,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다른 나라들과 기술 경쟁력 격차가 크게 벌어져 이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재권 한양대학교 로봇공학과 교수는 "윤석열정부 당시 로봇 분야의 R&D 예산이 대폭 줄어들면서 유능한 대학원생을 비롯해 많은 포스닥(박사후연구원)들이 생계 마련을 위해 타 직종으로 취업을 하거나 해외로 떠나는 등 많은 인재가 이탈하고 연구들도 중단됐다"며 "특히 2022년 하반기 업계에서 'The Day'(더 데이)로 불리는 챗지피티 3.5의 발표가 글로벌 로봇 산업의 급성장을 이끌었지만 한국은 이 시기에 인력난을 겪으며 기술 개발의 흐름을 놓쳤다"고 한탄했다.

 

이어 "반면 중국은 불과 약 3년 간 어마어마한 기술 성장을 이루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며 "2020년대 초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로봇 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으나 최근 몇 년 사이에 경쟁력을 크게 잃어버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새 정부 들어 R&D 지원을 확대하고 있긴 하지만 이미 벌어진 격차를 메우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로봇 산업은 미래 핵심 사업인 만큼 큰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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