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분리주의 세력과 결탁해 중국 주권 훼손"…日 "일방적 조치"
(베이징·도쿄=연합뉴스) 김현정 박상현 정성조 특파원 = 중국 외교부가 일본 자위대를 지휘하다 이제는 대만의 정무 고문이 된 이와사키 시게루 전 자위대 통합막료장(합동참모의장에 해당)에 대한 자산 동결, 입국 불허 등 제재안을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15일 "이와사키 시게루 전 통합막료장은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분리주의 세력과 공공연히 결탁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일 4대 정치 문서의 정신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훼손했다"면서 그에 대한 중국 내 동산·부동산 등 자산 동결과 입국 불허 등 제재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이와사키 전 통합막료장은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해 중국 입국 비자를 발급받을 수 없고, 중국 내에서의 거래나 협력 참여도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제재는 이날부터 발효된다.
이와사키 전 통합막료장은 지난 3월 자위대 간부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대만 행정원 정무 고문으로 임명되며 눈길을 끌었다. 통합막료장은 한국 합참의장에 해당하며, 정무 고문은 대만 내각에 해당하는 행정원에 정책을 제언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지난 6월 대만해협에서의 충돌을 가정한 '대만해협 방위 워게임'(Taiwan Defense TTX)에 데니스 블레어 전 미군 태평양 사령관, 마이클 뮬렌 전 미 합참의장 등과 함께 참여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 핵심이익 중의 핵심으로 넘을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며 "중국은 일본 자위대 전 통합막료장 이와사키 시게루가 대만 당국의 이른바 정무 고문을 맡는 것에 단호히 반대하면서 일본을 향해 여러 차례 이에 관해 엄정한 교섭을 제출('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를 의미하는 표현)했고 이와사키 시게루에 반격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궈 대변인은 "이와사키는 뉘우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심각하게 대만 분열 세력과 의기투합했고, 거듭 결탁·도발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일 4대 정치문건 정신을 심각하게 위배했다"며 "이와사키의 상술한 악성 행동에 대해 중국은 외교부령을 발표해 반격 조치를 공표함으로써 대만 독립·분열 세력과의 결탁·도발을 벌한 것"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중국 측이 자신과 다른 입장과 생각을 위압하는 듯한 일방적 조치를 일본 국민에게 가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기하라 장관은 "중국과 사이에서는 평소에도 여러 대화를 하고, 우리의 생각과 입장을 거듭해서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이번 제재안은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중일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은 해당 발언 이후 일본 영화 개봉을 중단하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등 경제·문화 분야 제재를 확대하고 나섰다.
지난 6일에는 중국군 항공모함 랴오닝함에서 이륙한 J-15 전투기가 오키나와 인근 공해상에서 일본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 레이더를 두 차례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하는 등 양국 갈등은 군사적 마찰로도 비화하고 있다. (취재보조: 김지수 통신원)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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