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부천)=류정호 기자 | “초석을 잘 다지는 첫해가 돼야 한다.”
프로축구 K리그2(2부) 부천FC를 창단 이후 처음으로 K리그1에 올려놓은 이영민 부천 감독의 다짐이다.
부천은 2006년 SK프로축구단의 연고 이전 이후 지역 축구 팬들이 다시 모여 2007년 시민구단으로 재창단됐다. K3리그에서 출발해 2013년 당시 2부였던 K리그 챌린지에 진입했지만, 승격과는 인연이 없었다. 승강 플레이오프(PO) 진출도 올해가 처음이었다.
2025시즌 정규리그에서 3위(승점 67)로 구단 최고 성적을 낸 부천은 준PO에서 성남FC를 제친 뒤 승강 PO 1~2차전에서 K리그1 10위(승점 42) 수원FC를 합계 점수 4-2로 꺾고 사상 첫 K리그1 승격을 확정했다. 승강제 도입 이후 K리그2 3위 팀이 승강 PO를 통과해 1부로 올라간 것은 부천이 처음이다.
이에 이영민 감독은 현실적으로 내년을 대비한다. 13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승격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영민 감독은 “승격한 지 일주일밖에 안 됐지만 개인적으로는 2~3주가 지난 느낌”이라며 “이제는 K리그1을 준비해야 한다. 내년 시즌을 잘 보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영민 감독은 K리그1 첫 시즌 목표로 잔류를 분명히 했다. 그는 “현실적인 목표는 잔류”라며 “처음 K리그1에 올라간 팀인 만큼 여러 시즌을 거쳐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그렇더라도 부천의 축구 색깔을 유지하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축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선수단 운영의 핵심 가치로는 신뢰를 꼽았다. 이영민 감독은 “선수들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라며 “신뢰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전술과 전략이 있어도 버티기 어렵다. 감독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선수단에 그대로 전달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승격은 낮은 예산과 제한된 전력 속에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부천의 지원금은 49억1500만원으로, 14개 시민구단 가운데 뒤에서 두 번째였다. 수원FC(161억5700만원), K리그2 1위(승점 78) 인천 유나이티드(100억원)와 비교하면 재정 격차는 컸다.
K리그1 승격을 실감하는 순간으로는 선수 수급을 꼽았다. 이영민 감독은 “선수 몸값을 물어볼 때 가장 실감이 난다”며 “기존 선수 중에도 좋은 자원이 있지만, K리그1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강이 필요하다. 예산 내에서 신중하면서도 과감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도 변화 역시 부천에는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 2부 팀 수 균형을 위해 2027시즌부터 K리그1을 14개 팀 체제로 확대하기로 했다. 여기에 현재 K리그1에 속한 군 팀 김천상무가 연고 협약 만료에 따라 2026시즌 자동 강등될 예정이어서, 해당 시즌에는 K리그2에서 최대 4개 팀이 승격 기회를 얻게 된다. 이영민 감독은 “제도가 바뀐 건 좋은 기회”라며 “중요한 건 강등권에 들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첫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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