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재성이 이번 시즌에도 헤더 달인으로서 면모를 이어가는 중이다.
15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5-2026 독일 분데스리가 14라운드를 치른 마인츠05가 바이에른뮌헨과 2-2로 비겼다. 마인츠는 비록 리그 최하위(승점 7)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압도적 1위이자 리그의 거함인 바이에른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며 향후 반등을 기대케 했다.
이날 이재성은 5-4-1 전형의 왼쪽 윙어로 나섰다. 지난 3일 마인츠는 보 헨릭센 감독을 경질하고 베냐민 호프만 U23 감독에게 임시로 1군 지휘봉을 맡겼다. 호프만 감독은 자신의 첫경기였던 보루시아묀헨글라트바흐전에서 3-5-2 전형을 내세우며 이재성을 왼쪽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했는데, 이날은 이재성에게 보다 익숙한 포지션이 주어졌다.
이재성은 역전골을 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 뻔했다. 양 팀이 1-1로 맞서던 후반 슈테판 벨이 멀리서 찍어찬 패스를 감각적인 헤더로 연결해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를 뚫어냈다. 패스 타이밍에 맞춰 수비 뒤로 들어가는 움직임이 돋보였고, 순간적으로 머리를 돌려 노이어가 손쓸 수 없는 곳으로 공을 보낸 기술적인 헤더도 훌륭했다.
이재성은 앞선 전반 17분에도 헤더골을 넣을 뻔했다. 스로인 상황에서 이토 히로키가 머리로 걷어내려던 공이 우연히 머리에 맞았고, 이것이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왔다.
이재성은 독일 무대에서 헤더골과 인연이 깊다. 7년 반 동안 홀슈타인킬과 마인츠에서 총 51골을 넣었는데 이 중 헤더골이 19골에 달한다. 주로 쓰는 왼발로 21골을 넣었음을 고려하면 슈팅에서만큼은 왼발과 머리가 모두 위협적임을 의미한다.
이번 시즌에는 이재성의 머리가 더욱 빛났다. 이재성은 2025-2026시즌 마인츠에서 총 4골을 넣었다. 이 중 헤더골은 무려 3골이다. 로젠보르그와 유럽축구연맹 컨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이재성은 전반 43분 앙토니 카시의 크로스를 타점 높은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 득점 이후 2골을 더 추가한 마인츠는 1, 2차전 합계 5-3으로 승리하면서 컨퍼런스리그 본선에 올랐다. 이재성은 본선 무대에서도 피오렌티나를 상대로 후반 추가시간 5분 머리로 득점하며 마인츠의 2-1 극적인 역전승을 견인했다.
이재성은 180cm로 신장이 우월하지는 않지만, 영리한 축구지능과 특출난 공간 이해도를 바탕으로 헤더골을 곧잘 넣어왔다. 올 시즌 넣은 헤더 3골만 봐도 이재성이 얼마나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낙구 지점을 파악하는 데 도가 텄는지 잘 알 수 있다. 특히 이번 바이에른전에서 나온 헤더는 수비 뒤로 돌아들어가는 움직임에 더해 완벽한 헤더 테크닉까지 보여주며 이재성이 어떻게 독일에서 왼발만큼 머리로 많은 득점을 넣었는지 실감케 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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