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 현장] “일상은 돌아왔지만 끝나지 않았다”…자녀 살해 후 자살, 남겨진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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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 현장] “일상은 돌아왔지만 끝나지 않았다”…자녀 살해 후 자살, 남겨진 아이들

투데이신문 2025-12-15 15:06: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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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자리 : 살아남은 아이들' 개막식에 박주민·강득구·김예지 등 여야 국회의원과 세이브더칠드론 정태영 사무총장등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투데이신문
'소리의 자리 : 살아남은 아이들' 개막식에 박주민·강득구·김예지 등 여야 국회의원과 세이브더칠드론 정태영 사무총장등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재욱 인턴기자】국회에서 부모들이 자녀를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의 생존 아동이 겪는 아픔을 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렸다.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이 주관한 전시회 ‘소리의 자리: 살아남은 아이들’ 개막식이 열렸다. 전시는 이날부터 오는 19일까지 진행되며 부모들의 자녀 살해 후 목숨을 끊은 사건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의 목소리를 사회에 드러내기 위해 마련됐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부모가 자녀 살해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남긴 피해가 사망 통계에 가려져 왔다고 지적했다.

단체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부모가 자녀 살해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으로 79명의 아이가 목숨을 잃었으며 사건의 생존 아동은 공적 지원 체계에서 충분히 포착되지 못한 채 방치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자녀 살해 후 자살 미수 사건 102건의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2014년부터 2023년까지의 사건 중 피의자가 사망해 기록조차 남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최소 147명의 아이가 피해를 입었다. 그중 81명은 생존해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아동의 73%는 9세 이하였으며 76%의 사건은 아이들이 일상을 보내던 집 안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살아남은 아이들 10명 중 6명은 별도의 보호 조치 없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이들이 돌아간 가정 중 44%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했던 가정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201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부모가 자녀 살해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260건을 살펴보면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아동 가운데 75명이 지자체 전산망에서 누락돼 사건 이후 트라우마를 홀로 감당하고 있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국회 의원회관 3층에서 박주민 의원이 15일 오전 10시 개막식의 환영사를  발언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국회 의원회관 3층에서 박주민 의원이 15일 오전 10시 개막식의 환영사를  발언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이날 개막식 환영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를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저도 8살 딸 아이 아빠인데, 아이 하나 키우는 게 정말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어려움이 없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강득구 의원(국회의원 연구단체 ‘약자의 눈’ 대표)은 “생존자들이 일상으로 돌아올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며 “그들의 삶을 온전히 우리가 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공적 의무가 규정하고 약속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미화 의원도 “이런 비극을 가족이나 개인의 책임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들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국가와 국회가 적극적인 관심과 책임을 가져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한 원인을 찾고 함께 행동하며 책임을 지는 사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판결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가 쉽지 않을 만큼 참혹했다”며 “국가가 이런 일들을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되새겨보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까지도 언론 보도에서 ‘동반 자살’로 표현된 사례를 언급하며 “굉장히 위험하다고 지적이 많다”고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정태영 총장은 “이번 전시회가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아이들이 자리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시민들이 피해 아동들의 사연을 담은 선고문을 낭독하는 영상을 보고 있다. ⓒ투데이신문
시민들이 피해 아동들의 사연을 담은 선고문을 낭독하는 영상을 보고 있다. ⓒ투데이신문

이번 전시의 한편에는 사건의 생존자와 아동 피해 사례를 낭독한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청취 공간이 마련됐다. 낭독에는 개막식 참석 인사들뿐 아니라 윤소이 배우, 정재승 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참여했다.

맞은편에는 생존 아동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직접 적어 남길 수 있는 참여형 공간도 운영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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