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부천] 김진혁 기자= 승격팀 부천FC1995의 최대 무기는 완벽한 전술, 뛰어난 축구 실력이 아니다. 바로 서포터즈 ‘헤르메스’의 미친 응원전이다.
15일 오후 1시 부천종합운동장 미디어센터에서 부천FC1995 K리그1 승격 기념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숙원을 해낸 사령탑 이영민 감독과 주장 한지호가 참석해 창단 첫 승격 소감과 새 시즌 1부 도전 각오를 전했다.
부천이 창단 18년 만에 K리그1로 향한다. 올 시즌 부천은 19승 10무 10패 승점 67점(3위)으로 K리그2 창단 최고 승점을 기록했다. K리그2 플레이오프에서 성남FC를 꺾은 부천은 마지막 관문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K리그1 수원FC를 마주했다. 강한 정신력과 뛰어난 조직력으로 뭉친 부천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1·2차전 합계 4-2로 수원FC를 제압하고 창단 첫 K리그1 승격을 확정했다.
올 시즌 부천이 보여준 모습은 완벽한 전술, 뛰어난 개인 기량이 아니었다. 단 하나의 목표로 똘똘 뭉친 선수단, 이 감독의 탁월한 신뢰 리더십 그리고 든든한 지지자 헤르메스의 응원이었다. 1995년 유공코끼리축구단(부천SK 전신) 팬들이 결성한 부천 '헤르메스'는 국내 최초 프로축구 서포터즈로, 국가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의 모태가 됐다. SK 축구단이 지난 2006년 제주도로 연고지를 옮긴 뒤 2007년 시민 구단 형태로 현 부천이 창단되기까지 헤르메스의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이 있었다.
헤르메스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부천을 지켰다. 올 시즌 부천은 평균 관중 3,615명으로 K리그2 전체 5위다. 수치상으로 인상적이지 않지만, 헤르메스의 진면모는 일당백 목소리와 뜨거운 열정에 있다. 강렬한 구호로 부천 선수단에게 에너지를 전하는 걸로 유명하다. 특히 지난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폭설로 연기될 당시 경기 취소가 확정됐음에도 눈보라 속에서 펼친 응원전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장 한지호 역시 부천 팬들의 열정에 고개를 끄덕였다. “부천에서 뛸 때마다 느낀 건 정말 팬들의 열정 만큼은 어느 팀보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부천 소속으로 뛰다 보니 더 실감했다. 1부 첫해 어려운 상황이 온다면 질책보다 힘을 많이 실어주셨음 한다. 위기 순간에 힘을 발휘해서 탈피하는 순간 왔으면 한다”라며 1부에서도 지금처럼 아낌없는 지지를 부탁했다.
부천 팬들의 열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건 바로 이영민 감독이다. 이 감독은 5년 간 부천을 이끌며 헤르메스와 여러 차례 충돌한 바 있다. 감정 싸움이 아닌 부천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애정 싸움이었다.
관련해 이 감독은 “굉장히 부천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다르다. 우리 선수단을 위해서 표현하는 방식이 열정이 남다르다. 다른 팬분들과 붙었을 때 운동장에서 만큼은 기죽지 않을 것 같다. 선수들도 잘 준비할 테니 지금까지 해오셨던 것 같이 응원해 주시면 충분히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며 “계속해서 말하는 건 정답은 하나다. 팬분들과 제가 생각하는 부천에 대한 마음은 똑같다. 표현 방식이 다름에서 문제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부천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 가지고 한 걸음씩 내딨는다면 경기력, 외적으로 탄탄한 팀이 될 것”이라며 팬들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을 동시에 전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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