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 도서관 현장에 인공지능 기반 검색 방식의 변화가 시작됐다.
AI·데이터 기술기업 텐소프트웍스가 성균관대학교 학술정보관에 구축한 AI 도서관 솔루션 ‘비블로(Biblo)’가 실제 이용 환경에서 성과를 내며 주목받고 있다.
텐소프트웍스는 자사가 개발한 학술정보 특화 AI 플랫폼 ‘비블로’가 성균관대 학술정보관에 성공적으로 적용됐고, 해당 사례가 국립중앙도서관 주최 ‘제19회 도서관 혁신 아이디어 및 우수 현장사례’ 공모전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우수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기술 실험을 넘어 실제 도서관 운영 환경에서 활용성과 평가를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비블로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키워드 중심 검색을 벗어난 ‘작품 기반 AI 도서 검색’이다. 단순히 책 제목이나 저자를 입력하는 방식이 아니라, 동일한 도서를 하나의 작품 단위로 묶어 관련 자료를 흐름 속에서 탐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용자는 검색 과정에서 연관 도서, 판본, 해설서, 2차 자료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경험하게 된다.
여기에 사용자의 질문 맥락과 의도를 분석해 도서를 추천하는 공감형 검색, 방대한 학술 자료 속에서 탐색 경로를 제시하는 내비게이션 기능도 함께 적용됐다. 학술정보 탐색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 과부하 문제를 현장 중심으로 풀어보려는 시도가 반영된 대목이다.
이번 구축 사업에는 MCP 기반 챗봇과 음성 인식 기능도 함께 도입됐다. 이용자는 텍스트는 물론 음성으로도 챗봇을 호출해 도서관 좌석 현황을 확인하거나 좌석 예약을 진행할 수 있다. 시스템은 입력 언어를 자동으로 인식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로 설계돼 외국인 유학생이나 교환학생도 별도 설정 없이 바로 이용 가능하다.
성균관대 측에서는 해당 기능이 외국인 학생의 도서관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캠퍼스를 표방하는 대학의 학습 인프라 경쟁력을 보완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콘텐츠와 한국학에 관심을 가진 해외 학생들의 이용 편의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텐소프트웍스는 비블로를 단일 솔루션에 그치지 않고 ‘AI 도서관 풀 스위트(AI Library Suite)’로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AI 학술검색을 중심으로 논문 요약 및 영상 자동 생성, 자동 수서 시스템, 도서 반납 알림 서비스, 열람실 좌석 예약, 대학 홈페이지 연계 LLM 챗봇, 메타데이터 자동 생성·관리 기능까지 하나의 생태계로 통합하는 구상이다.
다만 AI 도서관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 도서관 사서의 기존 업무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에 대한 검증은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 있다. 기술 고도화 못지않게 현장 운영 부담과 데이터 품질 관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텐소프트웍스는 서울테크노파크의 지원을 받아 2025년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사업재편계획 승인을 획득하고, 기존 커머스·정산·플랫폼 개발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AI 기반 학술정보 솔루션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해왔다. 이번 성균관대 적용 사례는 해당 전략 전환 이후 첫 대표 레퍼런스로 꼽힌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을 보여주기 위한 AI가 아니라, 학생과 연구자가 도서관을 더 편하게 이용했다고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가 목표”라며 “성균관대를 시작으로 더 많은 대학 도서관과 협력해 작품 기반 AI 검색, 다국어 챗봇, 논문 영상화 솔루션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 도서관이 단순한 자료 보관 공간을 넘어 학습 경험을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흐름 속에서, 이번 사례가 일회성 도입에 그칠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는 앞으로의 확산 속도가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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