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1350년경 제작된 아멘호테프 3세 조각상 2점…20여년 걸쳐 복원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집트에서 거대 파라오 조각상 두 점이 20여년간의 복원을 거친 끝에 14일(현지시간) 공개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정부는 이날 남부 룩소르에서 이른바 '멤논의 거상'이라고 불리는 조각상 두 점을 공개했다.
이들 조각상은 약 3천400년 전 고대 이집트의 번성기를 통치했던 파라오 아멘호테프 3세의 모습을 조각한 것이다.
기원전 1350년경 만들어진 이 조각상들은 각각 높이 14.5m, 13.6m에 달한다.
아멘호테프 3세가 양손을 허벅지에 올리고 앉아있는 모습이며, 석상의 얼굴은 동쪽의 나일강을 바라보고 있다.
머리에는 파라오가 쓰는 머리 천 조각인 네메스(Nemes)를 하고 있다. 석상의 발아래에는 두 개의 작은 조각상이 있는데 이는 아멘호테프 3세의 아내인 티예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조각상은 이집트 중부 하트눕에 있는 채석장에서 가져온 설화석고로 제작됐으며 아멘호테프 3세가 룩소르에 지은 장제전(국왕의 영혼을 제사하던 신전) 입구를 지키는 용도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 조각상은 기원전 1200년경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져 조각났다. 일부 조각은 다른 신전으로 옮겨져 재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다 1990년대 후반부터 고고학자 등 전문가로 구성된 이집트와 독일 합동 조사팀이 복원에 나섰다.
모하메드 이스마일 이집트 유물최고위원회(SCA) 사무총장은 멤논의 거상이 룩소르에 있어 중요한 의미라면서 "아멘호테프 3세의 장제전이 오래전 어떤 모습이었는지 되살리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멤논의 거상 복원과 공개는 이집트의 관광업을 부흥시키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고 AP는 전했다.
지난달에는 20년간의 준비 끝에 이집트 유물 10만여점을 소장한 '이집트 대박물관'이 정식 개관했다.
고대 이집트 유물을 중심으로 한 관광업이 발달한 이집트는 지난 2011년 이후 정치적 혼란 등으로 관광 산업에 타격을 입었으나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집트 당국은 올해 약 1천8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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