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026년 CES에서 공개할 'LG 시그니처'의 새로운 라인업은 단순한 기술 발표 그 이상이다.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한 제품 진화는 LG전자가 지향하는 프리미엄 가전의 방향성과 글로벌 시장 전략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다. 10주년을 맞은 LG 시그니처 브랜드는 기술과 디자인, 사용자 경험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과 가치를 재정립하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가장 주목할 점은 AI 기술을 단순한 부가 기능이 아니라, 제품의 핵심 역량으로 통합했다는 점이다. LLM 기반 음성인식, 식재료 인식과 레시피 추천, 자동 모드 설정 등은 가전제품이 이제 단순히 '작동하는 물건'을 넘어 '사용자를 이해하고 제안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방과 세탁기기 전반에 적용된 AI 기능은 생활의 불편을 해소하면서도,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더욱 능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라인업의 확장도 눈에 띈다. 이번 CES를 통해 LG 시그니처는 냉장고, 세탁기뿐 아니라 오븐, 쿡탑, 전자레인지 등 10개 제품군으로 확대된다. 이는 고객의 집 전체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통일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전략으로,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디자인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여기에 인테리어와의 조화를 중시하는 디자인 요소를 강화하고, 국가별로 상이한 취향에 맞춘 맞춤 전략까지 더하며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도 높였다.
전시관 구성은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강조한다. 이탈리아 명품 가구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제품 자체뿐 아니라 그 제품이 놓이는 '공간'의 품격까지 설계한 점은, LG 시그니처가 기술과 미적 감각, 사용 경험을 동시에 설계하는 브랜드임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기능이 뛰어난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향상시키는 '가치 중심'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결국 이번 LG 시그니처 리뉴얼은 '프리미엄'의 정의를 다시 쓰겠다는 도전이다. 고급 소재나 정제된 디자인, AI 기술은 그 자체로도 경쟁력이 되지만, 이들이 통합돼 만들어지는 일관된 사용자 경험이야말로 LG전자가 강조하는 진정한 프리미엄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는 LG전자의 전략은, 기술 진보와 소비자 감성을 함께 아우르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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