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미역은 손질이 까다롭다는 인식이 있지만 몇 가지 원리를 알면 놀라울 만큼 쉽게 씻어낼 수 있다.
생미역을 손질할 때 많은 사람은 일단 물에 오래 불리는 과정을 떠올린다. 하지만 생미역은 이미 생 상태로 유통되기 때문에 불림이 필요하지 않고, 오히려 지나치게 물에 담가두면 식감이 흐물흐물해질 수 있다.
또 일부는 비린내를 없애려고 소금을 뿌려 비벼 씻기도 하지만, 이 또한 생미역의 조직을 상하게 하거나 불필요하게 염도를 높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생미역의 비린 향 대부분이 표면 점액질과 부유물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이 점액질만 제대로 제거하면 별도의 불림이나 소금이 없어도 신선한 향과 쫄깃한 식감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
유튜브 '[윤이련]50년 요리비결'
생미역을 씻을 때 첫 단계는 찬물을 활용해 표면을 충분히 헹구는 것이다. 흐르는 물 아래에서 미역을 펼쳐 손가락 사이로 지나가도록 가볍게 문질러주면 표면에 붙은 모래, 잔여 해조류, 자연스러운 점액이 대부분 떨어져 나간다. 이 과정에서는 세게 주물러 짜내려고 하거나 격하게 비비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생미역은 생각보다 얇고 섬세해 자극이 강하면 쉽게 찢어진다. 흐르는 찬물만으로도 오염물이 상당히 제거되는데, 찬물이 미역의 조직을 튼튼하게 유지해 식감을 더 쫄깃하게 잡아주는 효과도 있다.
1차 헹굼이 끝나면 넓은 볼에 찬물을 다시 받아 2차로 흔들어 씻어준다. 이때 포인트는 물속에서 미역을 위아래로 크게 흔드는 동작이다. 이렇게 하면 흐르는 물로는 빠지지 않았던 남은 이물질이 물과 함께 떨어져 나간다. 물의 색이 약간 뿌옇게 변하는데, 이는 점액질이 빠져나온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물을 한 번 버린 뒤 새 물로 다시 흔들어 씻으면 생미역 특유의 비린 향이 거의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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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깨끗해진 미역은 체에 올려 물기를 빼주는데, 이때 너무 오래 공기 중에 두면 표면이 마르며 질감이 떨어질 수 있어 5분 이내로 처리하는 것이 좋다. 물기를 가볍게 털어낸 뒤 바로 조리해도 되고, 냉장 보관이 필요하다면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하는 것이 좋다. 미역은 공기와 닿는 시간이 길수록 산화가 진행되고 색이 탁해지기 때문에 수분이 너무 많이 빠지지 않도록 촉촉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씻은 생미역을 요리에 활용할 때는 양을 조절하는 감각도 필요하다. 생미역은 데치거나 국물에 넣으면 양이 크게 줄지 않고 거의 그대로의 크기를 유지한다. 따라서 건미역처럼 불려서 부피를 계산할 필요가 없고, 실제 사용할 양을 그대로 뜯어 쓰면 된다. 국이나 무침, 초무침 등 어떤 요리든 기본 손질이 잘된 미역은 향이 깔끔하고 씹는 맛이 살아 있어 완성도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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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미역을 씻는 과정은 단순하지만 포인트는 명확하다. 불리지 않는다, 소금을 넣지 않는다, 대신 흐르는 찬물과 충분한 흔들어 씻기가 핵심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손질한 생미역은 자연 그대로의 향을 유지하면서도 잡내가 없고, 식감은 오히려 더 살아난다.
생미역은 조리 과정에서도 시간이 길 필요가 없기 때문에 손질만 확실하면 요리의 난도가 크게 낮아진다. 겨울철 따끈한 미역국부터 봄철 산뜻한 무침까지, 한 번의 제대로 된 손질로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생미역이 어렵다는 인식은 이제 내려놓아도 된다. 중요한 것은 복잡한 재료가 아니라 기본 손질의 정확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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