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관광 도시 교토에서 호텔 요금이 급락하며 관광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중국 관광객의 급감으로 인해 교토 호텔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때 외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숙박비가 치솟았던 교토의 호텔 시장은 불과 몇 달 만에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며 극심한 변동성을 드러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까지 교토의 호텔업계는 이른바 ‘호황과 급락’을 동시에 경험했다. 엔저와 일본 여행 붐 속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대거 몰리며 객실 요금이 크게 올랐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들자 가격은 빠르게 하락했다. 현재는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가족 단위 여행객을 겨냥한 저가 요금이 등장하고 있으며, 일부 호텔은 과거 비즈니스호텔 수준의 가격으로 객실을 판매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검색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다. 구글에서 ‘호텔 교토’를 검색하면 1박 요금이 1만 엔(약 450위안) 이하인 숙소가 다수 노출되고 있다. 이는 최근까지 고가 숙박지로 인식되던 교토의 이미지와는 크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중국 관광객의 급감과 함께 정치적 요인을 지목했다. 다카이치 사나에의 대만 관련 부적절한 발언 이후 일본 각지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으며, 특히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민박 운영자와 여행사들은 대규모 취소 사태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일본의 입국 소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입국 소비는 최근 일본 경제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핵심 산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중국 관광객 감소가 이어질 경우 그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수석 경제학자 기우치 덴에이는 이번 사태로 인한 일본의 경제적 손실이 최대 1조 7,900억 엔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특히 중국 관광객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위기감은 더욱 크다. 업계는 2026년 2월 중국의 음력 설 연휴 이전에 상황이 반전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당초 일본 관광업계는 2025년 한 해 동안 중국인 방일 관광객 수가 2019년 기록한 959만 명을 넘어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낙관했다. 그러나 그 문턱에 다다른 시점에서 중국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일본 관광 산업 전반이 예상치 못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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