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재무장관들, 디지털 유로 창설 합의…유럽 통화 주권 강화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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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재무장관들, 디지털 유로 창설 합의…유럽 통화 주권 강화 본격화

뉴스비전미디어 2025-12-14 18:39: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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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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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회원국 재무장관들이 디지털 유로 창설에 합의하며 유럽 통화 체계에 중대한 전환점이 마련됐다. 독일 상보의 12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관련 입법 절차가 시작된 지 2년 반 만에 회원국 재무장관들은 디지털 유로 도입을 위한 공통 입장에 합의했다. 덴마크 경제부 장관 스테파니 로서는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 직후, 해당 절차가 다음 주 초 유럽연합(EU) 이사회에서 공식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 경제 및 생산성 업무를 담당하는 발디스 돔브로프스키스 위원은 회원국 정부의 입장, 즉 EU 이사회의 공식 입장이 크리스마스 이전에 확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덴마크가 EU 순회 의장국을 맡고 있는 기간 중 이 같은 “중요한 이정표”가 달성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이번 결정이 현재 디지털 유로를 논의 중인 유럽의회에 분명한 정치적 신호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유럽의회 경제위원회는 2026년 5월 협상 입장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에야 EU 이사회와 유럽의회가 최종 입법을 놓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

법적 틀이 완성되면, 디지털 유로를 실제로 출시할지 여부와 구체적인 시점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결정하게 된다. 독일 재무장관 라르스 클링베르는 이번 합의를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하며, 회원국 재무장관들이 유럽의 주권 강화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 유로가 디지털 시대의 유럽 통합을 상징하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다수의 유로존 국가들이 디지털 유로 계획을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20개국이 유로화를 공식 통화로 사용하고 있으며, 불가리아는 2026년 1월 1일부터 21번째 유로존 국가가 될 예정이다. 유럽중앙은행은 이미 올해 10월 말 디지털 유로 준비 작업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CB는 2027년 시범 프로젝트를 시작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유로존 각국 중앙은행들은 2029년경 디지털 유로 발행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유럽의회 내부에서는 여전히 신중론과 우려가 적지 않다. 디지털 유로 담당 보고관이자 스페인 보수 성향 의원인 페르난도 나바렛은 민간 부문에서 실질적인 대안이 없는 경우에만 완전한 형태의 디지털 유로 도입이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미 2023년 여름 디지털 유로 관련 법안을 제안했고, ECB는 같은 해 11월부터 2년간의 준비 단계를 시작해 현재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동시에 현금을 받을 권리를 규정하는 별도의 법안도 마련 중이며, 이 규정은 디지털 유로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현금 사용과 관련해 클링베르 장관은 현금이 여전히 시민들에게 중요한 결제 수단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디지털 유로가 현금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며, 시민들이 이 점에 대해 안심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 역시 디지털 유로 도입의 배경으로 유럽 전역에서 현금 사용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디지털 유로는 개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며, 가치 측면에서 실물 유로와 동일하게 취급될 예정이다.

또 다른 중요한 목적은 결제 시스템 분야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있다. 현재 유로존 내 카드 결제와 온라인 결제의 상당 부분은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 미국 금융기업을 통해 처리되고 있다. ECB에 따르면 전체 은행 카드 결제의 64%가 국제 결제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중앙은행은 특히 미국이 주도하는 무역 갈등 상황에서 이러한 구조가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럽 자체 결제 시스템인 ‘웨로(Wero)’가 전자상거래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참여 은행이 아직 소수에 불과하고 기존 결제 수단과의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독일 중앙은행은 이번 합의를 환영하며 정치적 명확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독일 중앙은행 이사회 구성원인 부크하르트 발츠는 이 결정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며, 정치적 절차가 2026년 안에 신속히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독일 은행업계는 여전히 비판적이다. 독일 저축은행·어음결제협회 울리히 로이트 회장은 디지털 유로 계획을 관료주의적이고 기능이 불명확하며 비용 위험이 큰 프로젝트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하고 안전하며 합리적인 결제 수단이지, 전문가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디지털 정책 실험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이러한 방식으로는 유럽의 디지털 주권을 강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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