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결산①] 조연상 사무총장 인터뷰 “리그와 대표팀은 동반자 관계돼야”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K리그 결산①] 조연상 사무총장 인터뷰 “리그와 대표팀은 동반자 관계돼야”

한스경제 2025-12-14 15:58:08 신고

3줄요약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프로축구연맹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프로축구연맹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 “리그가 대표팀 성적 낙수효과만 바라보고 있으면 안 된다.”

조연상(58)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한 확고한 생각을 전했다. 대한축구협회(KFA) 이사도 겸하고 있는 조연상 사무총장은 최근 연맹 사무실에서 가진 본지와 인터뷰에서 “어느 나라든 자국 리그와 대표팀이 밸런스 있게 가지 않으면 그 나라 축구는 성장하지 못한다. 유럽이든 동남아든 자국 리그의 탄탄한 기반 위에 대표팀이 더 발전하는 것이다”라며 “그런데 한국은 기울어져있다. 대표팀 우선주의가 있다. K리그가 많이 좋아졌지만 설 땅이 넓진 않은 상황이다. K리그가 장강처럼 도도하게 흐르는 가운데 중간중간 대표팀 A매치가 소용돌이 쳐서 그 물길을 세게 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리그와 대표팀은 상관관계 내지 동반자 관계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 시즌 K리그1(1부) 정규라운드 총 관중은 229만8557명으로 경기당 관중은 1만81명이 들어찼다. K리그2(2부)도 출범 후 최초로 총 관중 117만7470명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K리그2 평균 관중은 4313명이었다. K리그 1, 2부 정규리그 합산 총 관중은 347만6027명을 기록해 지난해(339만7710명) 대비 2% 증가 추세를 보였지만, 면밀히 들여다보면 그리 만족할 만한 상황은 못 된다. 조연상 사무총장은 “K리그1 정규리그 총 관중의 경우 지난해(250만8585명)보다 8% 감소했다. K리그2는 시장에서 어필됐지만 인천 유나이티드, 수원 삼성 등 특정 팀들이 주도하는 구조였다. 1부 관중이 감소하고 2부도 편중됐던 터여서 아주 바람직하다곤 볼 순 없었다”고 진단했다.

조연상 사무총장은 스포츠계에서 잔뼈가 굵다. 과거 프로야구 LG 트윈스 프런트 출신이기도 하다. 조연상 사무총장이 꼽는 프로야구 흥행(1200만 관중 동원) 원동력은 ▲공정성 향상(2024시즌부터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인 ABS 도입 ▲짧아진 경기 시간(작년 대비 8분 단축) ▲응원의 재미와 다양한 먹거리(치맥 문화 등) ▲쾌적한 관람 환경과 여성 팬 증가(시즌 온라인 예매자의 57.5%가 여성) ▲가성비 좋은 여가 활동(시즌 객단가 1만6715원) ▲활발한 온라인 마케팅(KBO 유튜브 37.6만 명·인스타그램 59.1만 명) 등 크게 6가지다.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프로축구연맹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프로축구연맹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조연상 사무총장은 K리그 관중 상황이 다소 주춤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프로야구에 비해 연고주의 기반 강력한 팬덤, 즉 충성도가 약하다. 오심 같은 공정성 논란, 폭언과 버스막기 등 라이트 팬의 접근을 저해하는 과도한 응원 문화, 경기장 노후화나 관중 편의시설 부족 등 팬 경험 극대화를 위한 노력 미흡, 팬 분석을 위한 데이터 부재 등도 흥행의 저해요소였다”고 짚었다.

수비적인 경기 운영과 우승 경쟁 조기 종료, 스타 선수 부재, 국가대표팀 성적 부진 및 인기 하락, 빈번한 우천 등도 K리그 흥행의 걸림돌이 됐다고 했다. 조연상 사무총장은 “승강제를 하는 리그이다 보니 수비적인 경기 운영이 이뤄졌다. 골도 많이 터져 박진감이 넘쳐야 하는데 팀들이 승점 관리를 하려다 보니 재미가 반감됐다”며 “아울러 확실한 스타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대표팀 인기가 예전 같지 않기도 했다. 성수기였던 4~5월에 주말마다 비가 많이 온 것도 아쉽다”고 분석했다.

조연상 사무총장은 “K리그 흥행을 위해선 오락(五樂), 즉 ‘오거리(볼거리·먹거리·살거리·즐길거리·올릴거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으론 ▲경기력(예측 불가능성) ▲스타 플레이어 ▲시설(접근성·편의성) ▲팬 서비스(이벤트) ▲F&B 및 MD ▲방송 중계 및 품질 ▲세분화(Segmentation)와 타겟팅(Targeting) ▲CRM ▲팬과의 소통 ▲날씨 총 10가지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축구연맹은 특히 ‘팬 퍼스트’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한창 논의 중인 K리그 추춘제 도입과 관련해서도 행정적 측면의 검토 못지 않게 팬들의 만족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조연상 사무총장은 “내년부터 J리그가 추춘제를 한다. 그나마 기후여건이 비슷한 일본이 추춘제를 시행했을 때 어떤 장단점을 보이는지 그런 걸 분석해 그걸 토대로 결정할 것이다”라며 “사실 푸르른 잔디에서 싱그러운 축구를 보는 게 재미인데 잔디 상태도 좋지 못하다. 행정적으로 옳아도 팬들이 그걸 얼마나 만족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서 고민해야 할 것 같다. J리그를 본보기 삼아 면밀히 들여다 보겠다”고 언급했다.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오른쪽)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프로축구연맹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이호형 기자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오른쪽)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프로축구연맹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이호형 기자

팬 퍼스트는 조연상 사무총장의 개인 가치관과도 맞닿는 부분이다. 그는 “살면서 결국 소통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왔다.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하느냐가 결국 사회생활의 밑바탕이 되지 않으면 나머지는 잔재주이기 때문에 언젠가 들통나게 돼 있다”고 자신만의 철학을 고백했다.

조연상 사무총장은 4년 전 언론과 인터뷰에서 K리그를 ‘저평가 우량주’라고 표현했다. 지금도 유효한지 물었다. 그러자 “유효하다. 다만 그때보단 우상향했다. 관중 수, 미디어 보도량,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조회 수가 상승 중이다”라며 “당시 저평가라고 했던 이유는 미개척 부분이 많다는 의미였다. 여전히 잠재력이 높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인구절벽 시대에 축구를 즐기는 인구가 많다는 건 분명 장점이다. K리그는 연고지도 가장 넓게 분포돼 있다.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리그다”라면서 “인공지능(AI)을 접목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종목이기도 하다. 흔히 야구를 ‘데이터 스포츠’라 하는데 AI는 머리로 분석하기 어려운 부분을 파악한다. 축구는 비정형 데이터가 많다. AI를 활용해 팬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게끔 전환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갖춰진다면 축구를 보는 재미는 배가 될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단언컨대 국내 프로스포츠 중 해외 수출을 가장 잘하고 있는 건 K리그다. 다른 부분은 KBO리그에 비해 못한 부분들이 있지만 해외 중계권 판매만큼은 압도적으로 많다. 그걸 교두보 삼아서 해외 스폰서를 유치한다든지, 해외에 K리그를 산업화한다든지 등 여건은 다른 종목에 비해 밝다”고 미래를 낙관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