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육을 삶을 때 된장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잡내를 줄이는 데 핵심이 되는 재료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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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대파 뿌리다. 손질 과정에서 무심코 잘라내는 부분이지만, 수육 조리에서는 의외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는 지방 속에 남아 있는 혈액 성분과 동물성 향에서 비롯된다. 이 냄새는 단순히 향이 강한 재료로 덮는 방식으로는 완전히 정리되지 않는다. 된장은 겉도는 냄새를 눌러주는 역할은 하지만, 고기 내부에서 올라오는 누린 향까지 잡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된장만 넣고 삶은 수육에서 미묘하게 남는 냄새가 느껴지는 경우가 생긴다.
대파 뿌리는 여기서 역할이 분명하다. 대파 뿌리에는 황화합물과 정유 성분이 농축돼 있는데, 이 성분들이 고기 지방에서 발생하는 잡내 성분과 결합해 냄새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지방층이 두꺼운 부위일수록 효과가 더 뚜렷하다. 삼겹살, 앞다리, 사태처럼 기름과 살이 함께 있는 수육에 잘 맞는 이유다.
요리 과정은 복잡하지 않다. 수육용 고기는 찬물에 30분 이상 담가 핏물을 충분히 뺀다. 이후 냄비에 고기와 물을 넣고, 깨끗이 씻은 대파 뿌리 2~3개를 통째로 넣는다. 잘게 자를 필요도 없고, 따로 손질할 것도 없다. 끓이는 동안 필요한 성분만 자연스럽게 우러난다.
수육 지료사진 / SUNGMOON HAN-shutterstock.com
불은 처음에 센 불로 시작해 물이 끓어오르면 표면에 생기는 거품을 한 번 걷어낸다. 이 과정은 잡내를 줄이는 데 중요하다. 이후 중불 이하로 불을 낮춰 천천히 삶는다. 이때 대파 뿌리는 고기 냄새를 흡수하면서도 국물에 파 향이 과하게 배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준다. 된장이나 커피처럼 국물 맛을 바꾸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수육을 더 안정적으로 맛있게 만들고 싶다면 몇 가지 기본적인 조리 팁을 함께 지키는 것이 좋다. 먼저 물의 양은 고기가 잠길 정도면 충분하다. 물이 지나치게 많으면 맛이 옅어지고, 너무 적으면 고기가 고르게 익지 않는다. 두 번째로는 끓는 동안 뚜껑을 완전히 닫지 않는 것이 좋다. 살짝 열어두면 잡내가 함께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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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몇 알과 양파 반 개를 함께 넣으면 단맛이 더해지고 맛이 둥글어진다. 다만 이 경우에도 중심은 대파 뿌리다. 실제로 국밥집이나 식당 주방에서는 대파 흰 부분보다 뿌리를 따로 모아 육수에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돼지국물에서 누린 향이 덜한 이유이기도 하다.
삶는 시간이 끝난 뒤에도 한 가지 과정이 남아 있다. 불을 끄고 고기를 바로 건져내지 말고, 삶은 물에 10분 정도 그대로 둔다. 이 과정에서 고기 내부의 육즙이 안정되고, 남아 있던 냄새도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이후 결을 살려 썰면 질기지 않고 담백한 수육이 완성된다.
된장은 수육에서 선택 사항이다. 넣어도 되고 생략해도 무방하다. 다만 대파 뿌리를 함께 사용하면 별도의 조미료 없이도 잡내를 줄이고 맛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수육을 자주 삶는다면 한 번쯤은 이 방식으로 차이를 확인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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