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활황에, 은행 돈 싹싹 끌어다쓴다…예담대·마통 대출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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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활황에, 은행 돈 싹싹 끌어다쓴다…예담대·마통 대출 '껑충'

이데일리 2025-12-14 15:07: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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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이사를 앞둔 40대 A씨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뒤 가지고 있던 예금을 담보로 또 대출을 받았다. A씨는 “대출 규제로 주담대 이후 추가 대출받기가 어려웠는데 취득세, 중개 수수료 등 부대 비용이 남아 있어 예금 담보 대출로 부족한 자금을 메웠다”고 했다.

30대 B씨는 최근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꽉 채워 주식, 금 투자에 나섰다. 수익이 나거나 만기가 다가오면 상환한 뒤 다시 대출을 받는 식이다. B씨는 “기존에 마통 한도를 늘려놔 다행히 DSR(총부채상환비율) 규제에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특히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을 줄이기 위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면서 틈새를 노리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식과 가상자산 등 투자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예금담보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마통) 잔액이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4대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DSR 규제에 예담대로 쏠리는 수요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1일 기준 예금 담보 대출 잔액은 6조3772억원으로 집계됐다. 10·15 부동산 대책 직전인 10월 14일의 6조1659억원에서 약 두 달 만에 2113억 늘었다.

지난 5월말( 5조9456억원)과 비교하면 4316억원 증가했다. 작년 말부터 5월까지는 오히려 잔액이 640억원 줄었는데, 6월 이후 증가 폭이 빠르게 커진 것이다. A 시중은행의 경우 예금담보대출을 받은 계좌 수가 약 두 달 사이 5500개 이상 늘기도 했다.

예금 담보 대출은 예금이나 청약 통장 예치금을 담보로 기존 대출 여부와 관계없이 보통 예치금의 90~95% 수준까지 돈을 빌릴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금리도 낮고, 제대로 갚지 못할 경우 바로 예금을 해지하는 방식으로 상환(상계)한다. 예금 담보 대출이 빠르게 불어난 건 고강도 대출 규제가 담긴 6·27, 10·15 대책과 증시 활황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개인 대출 한도를 줄이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지난 7월부터 3단계로 강화됐다. 이에 대출자들이 DSR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예금 담보 대출로 대출 부족분을 메우거나, ‘마이너스통장’처럼 활용해 주식 투자 등에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금 담보 대출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것도 수요가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 담보 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10월 연 4.12%까지 떨어져 2022년 11월(연 4.1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 초(4.53)보다 0.41%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은행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5월 연 3.97%에서 10월 기준 연 4.11%로 오르는 추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 담보 대출은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받을 수 있고, DSR 규제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며 “증시 활황 국면에서 대출 금리보다 기대 수익률이 높다고 판단하는 차주들이 ‘레버리지 투자’를 선택하는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대출이 막히다 보니 우회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DSR 규제에도 마통 대출은 늘어

마통 잔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신용대출의 한 종류인 마통은 DSR에 포함되는 가계대출이지만 설정해 놓은 한도 내에서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주담대가 사실상 막히자, 연말로 갈수록 마통 이용자가 늘면서 5대 은행의 11일 기준 개인 마통 잔액(실제 이용한 마통 대출 잔액)은 40조7582억원으로11월 말(40조837억원) 이후 불과 열흘 남짓에 6745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역대 월말 잔액 가운데 가장 많았던 2022년 12월 말(42조546억원) 이후 최대다.

반면 정부의 가계 대출 규제 기조 속에 주담대 증가세는 급격히 꺾이고 있다. 11일 기준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610조8646억원으로 전달 말보다 4211억원 줄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와 금, 가상자산 모두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순환매장세가 나타나면서 이를 활용한 레버리지 투심이 강해져 틈새 자금이라도 끌어 오려는 수요가 급증한 결과”라며 “다만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범위 내로 제한하는 규제가 적용돼 고소득자에 비해 중·저소득자는 이마저도 이용이 쉽지 않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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