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 들어가 자리에 앉으면 무심코 휴지를 한 장 뽑아 테이블 위에 펼치게 된다. 차가운 표면이 손끝에 먼저 느껴지고, 미세한 자국이나 냄새가 남아 있으면 수저를 바로 올리기 꺼려지기 때문이다. 행주로 닦은 자리라 해도 완전히 정돈된 상태인지 확신이 들지 않는 순간이 많아, 냅킨 한 장이 작은 방패처럼 쓰이곤 한다.
이 습관이 굳어진 데에는 이유가 있다. 여러 조사에서 오래된 행주를 사용한 식탁의 세균 수치가 기대보다 높게 나타난 적도 있어 사람들은 종이를 상대적으로 편안한 선택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렇게 깔아두는 냅킨에도 생각해 볼 점이 있다. 종이를 만들 때 사용되는 성분이 그대로 손과 식기 표면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종이 냅킨이 하얗게 보이는 과정
종이 냅킨에 꾸준히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는 '형광증백제' 때문이다. 이 성분은 종이의 본래 색을 가리는 방식으로 표면을 더 밝게 보이게 한다. 휴지·종이 타올·포장지 등에서도 확인되며, 가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덧입혀진다. 문제는 사용 범위다. 한두 번 접촉한다고 즉각 문제가 생기지는 않지만, 여러 생활용품에 반복적으로 들어갈 경우 체내·피부 접촉량이 예상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시되지 않는 성분
형광증백제는 휴지·냅킨·물티슈·수저 포장지 등에서 표시 의무가 거의 없다. 특히 재생지 제품은 제조 과정에서 별도로 첨가하지 않았더라도, 수거된 원료지 자체에 이미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이를 표기할 필요는 없어서 소비자가 성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실제 소비자단체 조사에서도 재질·공정·첨가 여부를 명확히 공개한 제품은 적었고, 대부분은 색감이나 표면 질감만으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깨끗해 보인다’라는 이유로 선택하게 되지만, 어떤 원료가 쓰였고 어떤 처리 과정을 거쳤는지는 소비자가 파악하기 어렵다.
외식 자리에서 취할 수 있는 선택
행주 냄새나 테이블 표면이 신경 쓰여 냅킨을 펴놓는 경우가 많지만, 화학 성분 우려가 겹치며 선택이 복잡해졌다.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수저받침이나 개인 접시가 제공될 때는 그 위에 바로 올리는 방법이 가장 단순하다. 테이블 상태가 걱정된다면 개인 티슈나 물수건으로 가볍게 닦아 사용하는 방식도 있다. 다만 물티슈 역시 성분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필요 이상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외식 자리에서는 일회용 숟가락·젓가락을 포장에서 꺼낸 뒤 바로 사용하는 방법도 무난하다. 집에서는 ‘무형광’ ‘무표백’ 표시가 있는 제품을 고르면 기준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냅킨 한 장은 가벼운 선택처럼 보이지만, 생활 전반에서 접촉량을 줄이는 관점에서는 작은 습관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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