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흔들려도 쿠팡 없으면 불편" 쿠팡 앱 이용자 수 되레 늘었다

압수수색이 진행중인 본사 사무실 앞 대기중인 취재진 [사진=연합뉴스]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탈팡'(쿠팡 탈퇴) 움직임과 집단소송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쿠팡 앱 이용자 수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종합몰과 배달 앱과 비교해도 쿠팡 이용자 흐름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14일 앱·결제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1∼7일 쿠팡 앱의 주간 활성이용자 수(WAU)는 2993만535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인 11월 3∼9일(2876만8841명)보다 약 4.1%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29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도 이용자 수가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와이즈앱은 매주 월∼일 기준으로 해당 앱을 사용한 중복되지 않은 이용자 수를 추정해 집계한다.

같은 기간 종합몰 앱 가운데 11번가(-25.2%), 알리익스프레스(-13.5%), G마켓(-1.8%), 네이버플러스 스토어(-1.4%) 등의 이용자 수는 감소했다. 다만 비교 기준이 된 지난달 초에는 주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해 이용자 수가 일시적으로 급증했던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쿠팡 이용자 수는 직전 주(11월 24∼30일)와 2주 전(11월 17∼23일)과 비교해도 각각 1.7%, 3.7% 증가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등 쿠팡 관련 앱 이용자도 늘었다. 쿠팡은 유료 멤버십인 와우회원에게 쿠팡플레이 시청 혜택과 쿠팡이츠 무료 배달·와우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쿠팡플레이 주간 이용자 수는 394만54명으로 한 달 전(378만9095명)보다 약 4% 증가해 넷플릭스에 이은 OTT(동영상 스트리밍) 이용자 수 2위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이용자 수는 각각 6.6%, 13% 증가했지만, 티빙과 웨이브는 5.8%, 5.3% 줄었다.

배달 앱인 쿠팡이츠 이용자 수는 775만1810명에서 798만1015명으로 3% 늘었다. 증가율은 배달의민족(9.52%)에 못 미쳤지만, 요기요(-2.34%), 땡겨요(-4.6%), 먹깨비(-6.4%) 등 이용자 수가 감소한 경쟁 앱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쿠팡 앱과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이용자 수가 동시에 늘면서 개인정보 유출 이후에도 일상적인 쿠팡 이용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신뢰 회복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1.9%는 ‘쿠팡이 보상을 제안해도 이미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반면 ‘편의성 때문에 이용은 계속할 것 같다’는 응답도 55.3%에 달했다. 개인정보 유출 이후 비밀번호 변경이나 2단계 인증 등 보안 조치를 강화하거나 일시적으로 이용을 중단하겠다는 응답은 많았지만, ‘탈퇴했다’는 응답은 7.3%에 그쳤다. 

한편, 쿠팡은 지난 12일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해지 절차를 두 단계로 간소화했다. SSG닷컴과 컬리 등 경쟁사들은 신규 유료 멤버십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무료배송 기준을 낮추는 등 ‘탈팡’ 수요를 겨냥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