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내년 상반기 하나금융그룹의 청라 신사옥(청라 그룹헤드쿼터) 준공을 앞두고 하나카드 내부에서 본사 이전 준비가 본격화되면서 그에 따른 잡음도 커지고 있다. 노조가 신사옥 이전과 관련한 경영진의 공식 판단 근거를 요구하며 본사 이전에 대한 관심과 긴장감이 동시에 높아지는 분위기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 노동조합은 지난 9일 '본사 청라 이전 계획 관련 자료 요청' 공문을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이사에게 발송했다. 노조는 그룹 차원의 청라 이전이 가시화되고 있음에도 근로조건 변화에 대한 협의가 사전에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경영진의 판단 과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그룹이 조성 중인 청라 신사옥은 지하 7층에 지상 15층의 연면적 12만8474.80㎡ (약 3만9000여평) 규모다. 이 사옥은 디지털·데이터 기반의 금융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하나금융그룹의 핵심 전략 거점이다. 그룹 통합데이터센터와 주요 IT 인프라 기능을 중심으로 은행·증권·카드·보험 등 6개 계열사를 한데 모아 유기적인 협업을 진행한다는 게 하나금융그룹의 구상이다.
신사옥은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주요 계열사의 입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청라에는 하나금융TI와 통합데이터센터 정도만 입주해 있다.
다만 그룹 차원의 청라 이전 전략이 구체화되면서 하나카드 내부에서도 부서별 이전 가능성 평가와 서울 잔류 필요 부서 검토 등이 병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하나금융그룹에 속한 대부분의 계열사 직원들이 새로운 공간으로 자리를 옮기는 만큼, 하나금융그룹 내부에서도 이전 논의가 더 이상 추상적인 검토 단계가 아니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노조는 이 같은 논의가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전 타당성에 대한 경영진의 공식 판단 근거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전 시 업무 동선 변화·외부 미팅 여건·통근 시간 증가·인력 확보 부담 등이 모두 근로조건 일부에 해당할 수 있는 만큼, 명확한 기준과 절차 없이 일방적 검토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정종우 하나카드 노조위원장은 공문 발송 배경과 관련해 "청라 이전과 관련해 경영진이 어떤 검토를 해왔는지 확인이 필요했다"면서, "이전이 회사 경쟁력과 직원 근무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준비 과정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라 근무를 원하는 직원도 있지만 다수가 아직 선뜻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이으로 일부 직원이 먼저 이동한 사례는 있지만, 전체 이전 여부나 준비 수준은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번 공문을 통해 부서별 이전 기준·이전 타당성 분석·계열사 간 협의 내용·일정 및 비용 등 경영진의 공식 의사결정 자료 일체를 요구했다. 노조는 해당 자료가 제출돼야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하다며 자료 제출 여부가 논의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노조는 청라 신사옥의 경우 하나금융그룹이 10년 넘게 준비해온 사업인 만큼, 이전 반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어 현재 노사가 진행 중인 임금단체협상(임단협)과의 연계 여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정 위원장은 "임단협의 공식 의제로 다루는 사안은 아니지만, 임단협 논의 과정에서 함께 고민할 필요는 있다는 점을 사측에 전달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전 반대 여부에 대해서도 "입주가 내년 하반기로 예정되어 있는 만큼, 경영진의 자료를 검토해 준비 과정을 점검하는 등 장기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다"며, "아직 결론을 낼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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