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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 최근 복합적인 비뇨기 증상으로 고통받는 남성 환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만성 전립선염과 간질성방광염 증상을 동시에 호소하는 경우가 빈번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 전략의 수립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전립선염과 간질성방광염은 남성에게 통증과 소변 문제를 동시에 유발한다는 점에서 증상이 매우 유사하다. 하복부, 회음부, 음경 부위에 걸쳐 통증을 느끼며, 빈뇨나 잔뇨감 같은 배뇨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질환은 통증 발생 시기라는 결정적인 차이점을 가진다.
먼저 전립선염에 의한 통증은 소변 주기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회음부, 하복부, 음경 통증이 주를 이룬다. 반면 간질성 방광염에 의한 통증은 소변이 방광에 차거나, 소변을 참을 때 통증이 심해지며, 소변을 보고 나면 통증이 일시적으로 가라앉는 특징을 보인다.
필자의 한의원에 내원한 60대 환자 역시 전립선염 치료를 오래 받았으나 호전되지 않아 방문했다. 증상을 자세히 살펴보니, 소변이 마려울 때와 소변 후의 통증 변화가 간질성 방광염의 특징을 명확히 보이고 있었다. 이는 두 질환이 동시에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전립선염과 간질성방광염이 복합적으로 있을 때, 환자를 위해 어떻게 치료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효율적인 치료 순서를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필자의 오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리하면, 만성 전립선염은 치료가 비교적 용이하므로, 우선 전립선염에 초점을 맞춘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순서이다. 이 과정을 통해 전립선염 치료 후 ‘소변이 찰 때 아프거나, 소변을 참으면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이 남아 있다면, 이는 간질성 방광염으로 보고 치료를 전환해야 한다. 앞서 소개한 60대 환자는 약 2개월간 전립선염 치료를 통해 일부 증상이 개선되었지만, 잔여 통증이 간질성방광염의 양상을 띠어 곧바로 간질성방광염 맞춤 한약과 침 치료를 병행했다. 그 결과, 현재는 통증이 현저히 감소하여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었다.
많은 남성들이 만성전립선염과 간질성방광염으로 항생제, 진통제, 근육 이완제 등을 장기간 복용하지만 잦은 재발과 근본적인 해결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특히 재발성 만성전립선염은 단순한 염증 문제를 넘어, 골반 근육의 긴장, 기혈 순환의 정체, 그리고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검증된 한방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환자 개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맞춘 한약 처방으로 염증을 제거하고, 방광 및 전립선 주변의 기혈 순환을 개선하여 조직의 재생과 회복력을 높인다. 이러한 치료는 전립선 그 자체의 국소적 병증의 해소와 함께 방광, 신장, 비장, 간장 등 관련 장기의 기능을 개선하는 한의학 특유의 질병 치료 접근법이며, 재발을 방지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오랜 기간 양방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고통받고 있다면, 궁극적으로 전립선염과 간질성방광염을 확실하게 구분하고, 동시 진단 시 전략적인 순서를 가지고 치료해야만 고질적인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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