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25년 12월13일은 한국 탁구사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날이 됐다.
한국 탁구의 혼합복식 간판 조합인 임종훈-신유빈 조가 '세계 최강' 중국의 두 조를 하루 사이에 연파하고 2025년 '왕중왕전' 성격인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파이널스 홍콩 2025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임종훈-신유빈 조가 세계랭킹 2위를 달리는 등 혼합복식 조로는 최상위 랭커로 오랜 기간 이름을 날렸지만 중국이라는 벽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우승을 점치기는 쉽지 않았으나 이번에 해냈다. 중국의 만리장성을 두 번이나 무너트렸다.
2024 파리 하계올림픽 혼합복식 동메달리스트인 임종훈-신유빈 조는 13일 홍콩의 홍콩 콜리세움에서 열린 대회 혼합복식 결승에서 파리 올림픽과 올해 카타르 도하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연달아 차지한 왕추친-쑨잉사 조를 게임스코어 3-0(11-9 11-9)로 완파했다.
지난 2021년 창설된 WTT 파이널스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결승에 오른 것 자체도 처음이었다.
WTT 파이널스는 매년 12월 초중순에 열리는 대회로 남자단식과 여자단식에선 16명, 혼합복식에선 8개 조가 출전한다. 총상금은 WTT 시리즈 중 그랜드 스매시 대회(300만 달러) 다음으로 많은 130만 달러(19억원)다.
혼합복식은 올해 처음 신설됐는데 임종훈-신유빈 조가 초대 챔피언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이날 먼저 열린 준결승에서 혼합복식 세계랭킹 1위 린스둥-콰이만 조를 게임스코어 3-1(6-11 11-6 11-2 14-12)로 완파하면서 중국 탁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어 결승에서도 남자단식과 여자단식 세계 1위가 모인 왕추친-쑨잉사 조를 효과적으로 공략해서 대형 사고를 쳤다.
한국 탁구가 파이널스 결승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올해 WTT 시리즈 최상위급 대회(그랜드 스매시)인 미국 스매시와 유럽 스매시 결승에서 임종훈-린스둥 조에 연달아 패했던 터라 이번 경기에서도 승리를 점치기 쉽지 않았다.
게다가 신유빈은 무릎 부상으로 직전 대회였던 국제탁구연맹(ITTF) 혼성단체 월드컵에서도 2스테이지를 전부 결장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3경기를 모두 게임스코어 3-0으로 누르더니, 준결승과 결승에서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중국 조를 8시간 사이에 두 번이나 격침시키는 쾌거를 일궈냈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왕추친-쑨잉사 조를 맞아 물러서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승리했다. 경기 직전 열린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쑨잉사가 왼쪽 발목 부상으로 기권하고 다친 곳을 치료한 여파도 임종훈-신유빈 조에게 나쁘지 않았다. 쑨잉사의 움직임이 다소 경직된 모습이었다.
반면 무릎 부상으로 직전 대회였던 2025 국제탁구연맹(ITTF) 혼성단체 월드컵에서 후반부 경기를 전부 결장했던 신유빈은 다친 곳을 잘 치료하고 나온 듯 움직임에 문제가 없었다.
1게임을 11-9로 잡은 임종훈-신유빈 조는 2게임에서도 7-1로 앞서가다가 8-7까지 추격을 당했으나 11-9로 이기면서 승기를 잡았다.
3게임에서도 임종훈-신유빈 조는 팽팽한 승부를 유지하다가 5-5에서 3점 연속 챙기며 8-5까지 달아났다.
왕추친-쑨잉사 조가 안간힘을 썼지만 대세가 기운 뒤였다.
한국 탁구에 큰 경삿날이 됐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그야말로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다. 같은 날 열린 준결승에서 세계 1위 린스둥-콰이만 조도 3-1(6-11 11-6 11-2 14-12)로 꺾었기 때문이다.
하루 사이에 중국을 두 번이나 무너트리는 상상초월하는 일을 한국 탁구가 해냈다.
준결승에서 1게임을 6-11로 내준 임종훈-신유빈 조는 2게임을 11-6으로 고스란히 되갚았다. 3게임에선 초반에 점수를 계속 따내며 7-1까지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린스둥의 서브 범실까지 나오면서 11-2로 대파했다. 4게임은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1~2점 차로 뒤지다가 5-7에서 4연속 득점에 성공하고 9-7 리드를 잡았다. 이후 세 차례 듀스 접전 끝 14-12로 이기고 웃었다.
그리고 여세를 몰아 결승에서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연속 우승한 챔피언을 물리쳤다.
이번 대회에선 다른 나라 선수가 중국과의 대결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승14패를 기록 중인데 2승을 전부 임종훈-신유빈 조가 따내 더욱 의미가 크게 됐다.
임종훈은 우승 직후 "몸 상태가 유빈이나 쑨잉사가 좋지 않았고, 왕추친도 경기 많았는데 잘 해줬다. 프로페셔널하게 경기해 준 왕추친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밝혔다.
신유빈은 "나도 마음이 아픈데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경기했으면 좋겠다"며 역시 쑨잉사의 부상을 걱정했다.
둘의 인터뷰에 중국 관중이 많은 박수를 보냈다.
이날 혼합복식을 끝으로 한국 탁구는 이번 대회 여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임종훈-신유빈 조가 예상밖 혼합복식 우승 쾌거를 일궈낸 가운데, 여자단식에서도 세계 18위 주천희가 신유빈을 누르고 8강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남자단식 안재현도 참가해 첫 판에서 졌지만 나름대로 분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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